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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나의 황금기 노년

입력 2022-08-17 14:13 | 신문게재 2022-08-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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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한국 철학의 대부인 연세대 김형석(102) 명예교수는 “인생의 황금기는 60에서 75세 사이이며 정신적 성장과 인간적 성숙은 한계가 없다”라고 했다. 그렇다, 주변을 돌아보면 노년에 황금기를 누리는 분들이 꽤 많다. 원로배우 윤여정(75), 오징어 게임에서 깐부로 유명한 오영수(78) 배우와 국민MC 송해가 그러하다. 한결같이 그 분야에서 꾸준히 쌓아온 노력의 결실이다.


한편 퇴직 후 인생 2막에 성공하여 황금기를 누리는 은퇴자들도 부쩍 늘고 있다. 한형철 씨는 평생 다닌 은행에서 명예퇴직 후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를 고민했다.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따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였지만, 불가능했다. 고심 끝에 평소 자신이 좋아했던 취미를 살려 오페라 해설가의 길에 도전했다. 관련 콘텐츠를 정리해 블로그에 꾸준히 올렸고, 올린 글을 책으로 출간한 게 좋은 반응이 왔다. 현재 오페라 해설, 강의와 칼럼 기고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이외에도 많다. 교장으로 퇴직 후 허약한 건강을 지키려고 시작한 보디빌더가 제2의 직업이 돼 헬스트레이너로 활동하는 서영갑(86)씨, 대기업 퇴직 후 5년 만에 세계 10대 트레킹 코스를 완주하고 여행 작가가 된 이영철(66)씨, 늦은 나이에 시니어 모델에 도전해 평생의 꿈을 이룬 김칠두(67)씨 등이 덕업일치로 황금기를 맞이했다.

이처럼 은퇴 후 노년의 황금기는 젊은 시절 소위 직업적 측면에서 명예, 지위, 경제력 등에서 잘 나가던 때와는 사뭇 그 의미가 다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소질과 역량을 맘껏 발휘하는 자아실현이나 자신이 이 세상에 태어난 무언가의 사명을 실천한다든지 혹은 봉사활동 등을 통하여 의미 있는 가치를 실현할 때 맞이한다. 따라서 물질적인 성공보다는 정신적인 측면에서 개인의 성장과 내면의 성숙에 가깝다.

그럼 은퇴 이후의 삶을 황금기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은퇴 이후의 삶이 인생의 새로운 황금기인 제3기 인생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장수로 한 번 더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라는 기회가 주어졌다. 지금까지 터득한 연륜의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절호의 기회로 이 기간을 활용해야 한다.

둘째, 은퇴 이전에 화려했던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현역 시절의 갑옷을 벗고, 자신에게 집중해야 새로운 출발이 가능하다. 진정한 은퇴의 시작은 자존심과 체면으로부터의 은퇴다.

셋째, 목표를 설정하고 중장기 계획으로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으로 퇴직 10년 전부터 사전에 준비할수록 좋다. 퇴직 이후라도 늦진 않지만, 최소 3~5년간 필살기 수준으로 집중적으로 노력해야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목표 지향보다는 진행 과정을 즐겨야 한다. 좋아하는 일로 시작하면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이 과연 가치지향적인 삶을 살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하면서 진행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 그래야 목표에 미흡하더라도 후회하지 않는다.

은퇴는 하던 일을 그만두는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차근차근 준비하면 황금기로 만들 수 있다. 은퇴 이후 30여 년이나 되는 제3기 인생을 그냥 덤이나 인생의 자투리 정도로 착각하고 허비하면 큰 오산이다. 삶의 방식을 리모델링하거나 혁신하여 황금기로 살 것을 권장한다.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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