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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베이비붐 세대는 다시 뛰고 싶다

입력 2022-09-19 14:04 | 신문게재 2022-09-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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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운 나라다. 국민총생산(GDP) 기준 세계 10위, 무역 규모로는 세계 8위의 경제 대국이다. 교육 수준, 평균 수명, 1인당 소득 등 대부분이 상위권에 올라섰다. 국토 면적도 좁고 자원도 부족하지만, 지난 60여 년간 열심히 노력한 결과 기적 같은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그런데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들을 이루느라 그랬을까? 급속한 경제 성장에 가려진 사회의 이면은 너무나 각박하고 고달프다. 행복지수는 OECD 38개국 중 36위이며 노인자살률과 빈곤율은 독보적 1위다. 사회갈등지수 역시 3위로 최상위권이다. 물질적으론 풍족해졌지만, 정신적으론 핍박하여 삶이 행복하지 않다.

더군다나 베이비붐 세대의 맏이 격인 1955년생이 2020년부터 65세 이상 노인인구로 편입되기 시작하면서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20%가 노인이 되는 초고령 사회가 확실시된다. 향후 2040년까지 매년 70~90만 명 정도의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층에 진입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2050년엔 노인 비율이 40%를 넘고 2057년이면 국민연금마저 고갈된다고 하니 우리의 미래는 절망적이다.

그러나 해법은 의외로 가까이 있다. 바로 베이비붐 세대 자신들이 하면 된다. 그들은 과거 노년층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 학력도 높고 자산 축적이나 노후 준비도 어느 정도 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퇴직 후 일하고 싶은 정도로 건강하고 의욕이 넘친다. 경제 성장의 주역이었던 자신들이 남긴 갈등으로 얼룩진 사회를 성숙한 사회로 치유하고, 고령사회를 발전적 방향으로 선도하는 신 노년 문화를 구축하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선 먼저 그들이 자립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평균수명이 짧던 과거 기준으로 65세 이상을 무조건 복지의 대상으로 수혜자에게 지원하는 ‘퍼주기 복지’로는 감당할 수 없다. 100세 시대엔 80세까진 일해야 한다. 그들에겐 일자리만 주면 자립할 수 있다. 그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전업 근무가 아니며 많은 급여를 요구하지 않아, 청년 일자리와는 다르다. 계속 고용과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재교육으로 적합한 일자리 제공이 우선이다.

다음이 사회공헌 활동이다. 노후 생활비에 큰 걱정이 없는 퇴직자들이 비영리기관(NPO)이나 봉사 단체를 만들어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곳에서 사회적 자본 육성과 비영리기관의 역량을 높여 민간영역에서 다양한 사회 문제를 창의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대 통합적 사고를 갖게 하는 것이다. 우리 세대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젊은 세대와 융합하여 함께 잘 살 수 있는 상생의 자세를 갖게 한다. 칭찬과 격려로 후배들을 응원하고, 사회적 약자에겐 배려하고, 미래 세대에겐 부담을 주지 않는 어른의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하여 존경받고 건강하고 활동적이면서도 생산적인 신 노년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불과 반세기 만에 경제 성장과 함께 민주화까지 동시에 이루어 낸 저력이 있다. 그 저변엔 베이비붐 세대들이 있다. 그들이 나서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그들의 축적된 지식과 지혜가 사회적 자본을 키우고, 고령사회를 극복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들이 사명 의식으로 대한민국을 혁신하는 또 한 번의 주역이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김경철 액티브시니어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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