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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까

입력 2022-10-24 15:08 | 신문게재 2022-10-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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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 초당대 총장

시진핑 총서기는 20차 중국 공산당 대회 업무보고에서 중국식 현대화를 전면 추진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성취하겠다고 선언했다. 과연 중국이 미국을 추월해 글로벌 패권을 차지할 수 있을까. 현재 진행 중인 미중 갈등을 얼마나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는지가 일차 관문이 된다.

시진핑은 “세계는 백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대변동의 국면에 있으며 국제 정세는 중국에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해 전방위로 압박하고 중국을 고립시키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미국이 첨단기술 분야의 우위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지난해 16.7%에 그쳤다. 칩 전쟁에서 중국이 밀리고 있는 양상이다.

글로벌 지도국의 지위에 올라서기 위한 조건의 하나가 굳건한 동맹 관계다. 짐 메티스 전국방장관은 “동맹이 있는 나라는 번영하고, 없는 나라는 쇠퇴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한미 동맹, 일미 동맹 같은 탄탄한 동맹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사실상 북한 이외에는 동맹국이 없는 실정이다. 동맹이 없는 강대국은 공허하다. 전랑(戰狼) 외교로 주변국가들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인도와 베트남, 필리핀과 외교적 마찰이 거세다. 일대일로 정책이 상대국의 부채만 증가시킨다는 비판이 무성하다. 중국은 대외 정책이 명청 시대의 조공(租貢) 관계의 21세기 부활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탈피해야 한다.

인구절벽이 심각하다. 차이핑 중국사회과학원 부원장은 “중국의 저출산과 인구감소가 돌이킬 수 없는 추세를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지난 10년간 노동인구가 4000만명이 줄었다. 노동인구가 감소하면서 실질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해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2명 이하로 떨어졌고 고령화 비율도 14%를 넘어섰다.

대졸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지만 대졸자 취업률은 50%를 하회한다. 미국의 출산율은 1.6명을 넘는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 정책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이민자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알파벳의 세르게이 브린,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는 모두 이민자 출신이다. 실리콘밸리 최고경영자의 3분의 1 이상이 해외 출신이다.

생산성도 차이가 크다. 중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20년 2.3%를 기록했다. 미국 생산성의 3분의 1에 그쳤다. 반도체와 금융, 군사장비 등 주요 부문에서 양국간 격차가 여전하다. 국유기업 강화론으로 민영기업의 위상과 사기가 전과 같지 않다. 시진핑 3기 동안 민영기업의 90% 이상이 국가 통제에 들어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소프트파워 격차도 상당하다. 공산당 1당 체제가 오래갈수록 하드파워에서 소프트파워 국가로의 이행은 주춤해질 것이다. 자칫하면 대륙적 하드파워 국가로 멈추게 될 가능성이 크다. 퓨리서치 센터가 실시한 19개국 대상 여론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 비율이 평균 68%로 나타났다. 해리티지재단이 발표하는 경제 자유도지수 순위에서 100위를 하회한다.

유럽연맹(EU)은 중국을 파트너 아닌 전면적 경쟁자로 규정하는 움직임을 보여 준다. 시진핑 집권 3기 동안 미국 경제를 추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몽은 갈 길이 멀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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