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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티(T)자형 인재가 파이(π)자형 인재로

입력 2022-12-11 15:21 | 신문게재 2022-12-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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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21세기는 하이테크·하이브리드 시대다. 하이테크· 6T는 정보테크(IT), 나노테크(NT), 바이오테크(BT), 환경테크(ET), 우주항공테크(ST), 문화테크(CT)의 통칭이다.


2진법의 디지털은 21세기 하이테크 기반기술이다. 그것은 나노테크와 바이오테크 등의 진보를 가능케 하고 있다. 전자현미경은 작은 면적에 얼마나 많은 정보를 집어 넣느냐 하는 초미세 기술의 관문이다.

하이브리드는 혼용, 잡종 등으로 번역된다. 잡종 시켜 생육한 생물은 생산성이 좋거나 내병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잡종강세라고 한다.

몽골말의 암컷과 당나귀 수컷과의 교잡에 의한 노새는 거친 환경에 잘 견디며 힘도 강하다. 그러나 생식능력은 없다. 또 누에의 서로 다른 품종 사이의 잡종이 발육도 좋고 고치의 품질도 좋다.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두 세포를 융합하여 잡종세포를 만들고 이를 개체로 발생시킬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러한 기술은 새로운 품종의 개발을 가능케 한다. 포마토(pomato)는 포테이토(potato)와 토마토(tomato)의 합성어이며 토감 역시 토마토와 감자의 합성어다. 실제로 줄기에는 토마토가 열리고 뿌리에는 감자가 달려 있다. 무와 배추를 융합한 무추도 있다. 이것들은 거의 단점을 가지고 있다. 아마 그것은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신의 경고 같기도 하다.

하이브리드는 바이오테크 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카드 한 장이 신용카드 기능도 하고 버스나 지하철 카드 노릇도 한다. 이러한 카드를 하이브리드 카드라 한다.

하이브리드 카에는 휘발유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가 함께 장착된다. 출발할 때는 전기모터만 작동한다. 평지를 주행할 때는 엔진과 모터가 번갈아 돌아간다. 제조부터 폐기 단계까지 오염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환경기술(LCA, Life Cycle Assessment)을 적용한 자동차도 나올 전망이다. 통신과 방송이 결합되어 ‘손안의 TV시대’의 상징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을 즐기는 세상이 됐다.

나라의 경우도 융·복합이 순조롭게 일어나야 생존력이 강하다. 거대대륙 중국이 한나라로 수천 년 간 지탱해 온 것은 정말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이란 거대 생명체에는 독특한 문화 유전자가 있다. 그게 바로 ‘융합문화’의 총화인 거대 용광로 같은 중화사상이다. 중화는 ‘하이브리드 문화’의 표징이다. 순수 혈통적이지 않다. 그들을 지배했던 칭기스칸의 몽고족이나 청나라 만주족을 아예 녹여버렸다.

한국도 대륙과 섬나라 문화가 융합되는 것이 유리한 비빔밥 같은 반도국가다. 비빔밥은 먹는 사람이 비벼서 새 맛을 내도록 되어 있다.

기업도 순혈주의를 버려야 한다. H그룹 출신 경영자가 S그룹의 CEO가 되어야 한다. 또 외국인이 한국기업의 CEO가 되는 하이브리드 경영을 꾀해야 한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인재상은 티(T)자 형이었다. 한 분야를 깊이 파서 전문가가 되고 주변지식도 어느 정도 상식적으로 갖추는 것으로 족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자원이라곤 사람밖에 없는 한국에서는 파이(π)자 형 인재가 중요하다.

최소한 두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니고 그들 간의 하이브리드를 만들어야 한다. 바로 하이브리드 인재다.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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