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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윤 대통령 지지율 높아야 성공 가능한 3대 개혁

입력 2022-12-26 14:46 | 신문게재 2022-12-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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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사진)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윤석열 정부의 목표 과제가 분명해졌다. 윤 대통령은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비롯해 정부의 개혁 과제를 설명할 때마다 노동, 연금, 교육 개혁이 가장 중요하고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인기가 없더라도 반드시 해야 할 임무’라고 개혁 과제의 성격을 표방할 정도다. 따지고 보면 노동, 연금, 교육 모두 역대 정권에서도 시도하려고 몸부림을 쳤던 개혁 과제다. 그런데 왜 못했을까.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이라 개혁을 시도하는 과정에 거대한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당장의 연금 개혁 중 하나가 서로 다른 연금을 국민 연금으로 통합하는 것인데 군인 연금과 사학 연금 가입자가 순순히 응해 줄까. 노동 개혁은 더 많은 갈등을 내재하고 있다. 노동 시간을 어떻게 하고 노동 시위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 ‘노란봉투법’까지 갈 길이 구만리다.

그렇다면 국민 여론은 3대 개혁에 대해 어떤 인식을 두고 있을까. 한국갤럽이 디지털타임스의 의뢰를 받아 19~20일 실시한 조사(전국1005명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11.5%.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떤 개혁 과제가 가장 우선인지’ 물어보았다. ‘정치 개혁’이 39.2%로 가장 높았고 노동 개혁 18.9%, 교육 개혁 11.2%, 연금 개혁 10.8%, 건강보험 개혁 6.2%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3대 과제보다도 정치 개혁이 더 시급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대통령의 의지와 정부의 노력만으로 개혁이 가능하지 않다는 의미다. 국민들은 노동, 연금, 교육 개혁보다 더 시급한 과제로 ‘정치 개혁’에 무게를 싣고 있다. 개혁의 많은 부분은 법률안으로 만들어서 국회에서 입법화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집권 여당과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사이의 협력과 대화가 절실하다.

같은 조사에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갈등’이 무엇인지 물어본 결과 ‘이념 갈등’이 32.1%로 가장 높았다. 여야 간 대결 구도로 빚어진 국민들의 평가다. 진보와 보수 양 진영으로 갈라져 반목하고 있는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념 갈등이 3대 개혁 과제와 관련해 더 문제가 되는 이유는 현재와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토론하고 논의해야 할 주제가 모두 이념으로 매몰되는 현상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주 52시간 노동시간을 업종이나 지역에 따라 유지하면 친노동자 정부고, 주 69시간제로 변경하려 하면 친기업 세력으로 규정하는 이분법적 사고는 곤란하다.

노동 개혁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노동 시간만 하더라도 기존 주 52시간에서 명시적으로 주 69시간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중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다. 산술적으로 주 69시간을 주 5일로 나누면 하루에 거의 14시간씩을 일하는 셈이다. 가뜩이나 노동 시간이 OECD 가입국 중에서 가장 길다고 평가받아 왔던 우리 노동 현실이다. 노동 현실만큼이나 노동, 연금, 교육 개혁은 어려운 길이다. 그래도 임기 직후가 아니라 요즘 3대 개혁 과제에 대해 발언하는 윤 대통령은 자신감이 넘쳐 난다. 지지율이 올라서다. 민주당의 정치적 지원을 받기 힘든 현실에서 최근 연속 상승세인 대통령 지지율이 한몫했다. 자동응답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대거 40%를 웃도는 조사가 여러 개 나오면서 ‘3대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추진 탄력까지 받고 있다. 말하자면 개혁 과제의 운명은 ‘대통령 지지율’에 달렸다.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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