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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노인의 나라

입력 2022-12-27 14:38 | 신문게재 2022-12-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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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60을 넘기면 하루하루 몸의 느낌이 다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소설가 박경리 씨는 “늙으니 버리고 갈 것만 남아 참 홀가분하다”고 했지만,막상 60줄을 넘어서면 나이 한 살 먹는 게 두렵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60대는 노후빈곤에 시달린다. 그나마 체력이 남아 있어 취업자들도 많지만, 일자리가 그리 녹록치 않다.

해가 바뀌면 1차 베이비 붐 세대의 한복판에 있는 ‘58년 개띠’가 ‘65세+ 클럽’에 입성한다. 우리 사회에서 65세의 의미는 크다. 고령자 관련 모든 통계들이 65세 기준이다. 월 32만원의 기초연금을 비롯, 지하철 공짜, 독감 접종비 면제, 비과세 저축, 임플란트 할인 등 50여 개의 경로우대 자격이 생긴다고 한다.

통계청 추정치로 우리나라는 2024년에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한다. 전체 인구의 19.4%다. 이후에도 노인 수는 계속 늘어 2025년에는 20.3%로 미국(18.9%)을 제치고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58년 개띠가 75세가 되는 2033년엔 더 큰 문제가 닥친다. 앓아 누운 노인이 늘어 사회복지비용이 급증하는데다, 2차 베이비부머(68~74년생, 635만명)가 줄지어 노인 집단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2045년에는 37%로 세계 1위인 일본(36.8%)을 추월하고, 2070년엔 인구 전체의 46.4%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그동안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했지만 출산율 반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외부 인구 유입도 기대하기 힘들다. 노인연령 상향, 정년연장, 연금개혁 등의 대비책을 강구하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

흰머리가 늘어나는 것도 서러운데, 미래 세대에게 짐이 될 한 살을 또 먹는다고 하니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이 원망스럽게만 보인다.

-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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