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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왜 서울살이를 꿈꿀까

입력 2022-12-28 14:02 | 신문게재 2022-12-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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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대한민국에서 부동산은 마물이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부동산은 늘 뜨거운 감자였다. 가격이 올라도 문제고 내려도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부동산은 어떤 운명을 걷게 되고 부는 어디로 움직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오늘날 제조업은 몰락하는 반면 혁신산업은 성장하고 있다. GAMA(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 MS와 더불어 빅테크, 금융,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같은 혁신기업의 성공은 혁신과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인적자원에 있다. 혁신기업은 인재가 찾아오게끔 하지 않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가 있는 도시에 옮겨간다. 뉴욕과 LA,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보스턴, 오스틴, 시애틀과 같은 첨단기술과 창조산업, 경영 분야, 문화·예술 분야의 지배력이 강하고 탄탄한 경제를 자랑하는 도시로 향한다. 한국에는 서울과 판교같은 도시가 그렇다. 특히 서울에는 좋은 대학이 몰려있고 금융기관, 방송국, 엔터테인먼트, 투자사 및 경영컨설팅사가 집중돼 있으며 혁신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적자원이 풍부한 도시다.

예술가나 문학계도 자원이 서울이라는 하나의 공간으로 집중된다. 이메일이나 인터넷으로 글쓰기 환경이 좋아졌지만 작가들이 서울 또는 수도권으로 몰리는 이유는 그곳에 가야 뭔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과 불안감 때문이다. 지금은 지역색으로 승부하는 문학도 사라지고 어차피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을 하는 시대인만큼 서울로 가겠다는 심리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실학의 집대성자인 다산 정약용도 전남 강진에서 유배 생활 중 두 아들에게 벼슬에서 물러나더라도 한양 근처에서 살며 안목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함을 강조했다.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저자이자 세계적인 도시경제학자인 리처드 플로리다도 “이제 슈퍼스타 도시 전성시대가 도래됐다. 슈퍼스타 도시는 시간이 갈수록 인재를 끌어들여서 번성하게 되고 나머지 자잘한 도시는 몰락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수의 비관론자들이 슈퍼스타 도시의 높은 주택가격이 혁신과 경제 성장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지금까지 그런 일을 일어나지 않았다. 2014~2015년 사이 산호세 대도시 지역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빠른 성장률을 보였는데 경제생산량 증가율이 8.9%로 미국 평균 2.5%보다 3배 이상 높다.

대한민국의 대표 슈퍼도시인 서울은 투자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혁신기업이 소재하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도시는 번성한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시골에 사는 사람보다 음악 콘서트에 갈 가능성이 20% 더 높고 영화관에 갈 가능성은 98%나 더 높다.

더 잘살수록 더 좋은 교육의 기회를 찾고 수동적인 인간관계보다 생생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오락거리 문화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실질임금이 낮아도 즐길 수 있는 도시를 원한다.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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