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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미뤄온 꿈이 있다면…

입력 2023-01-16 14:01 | 신문게재 2023-01-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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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필자의 연구실에는 크고 멋진 해바라기 그림이 한 점 걸려있다. 노랗고 탐스러운 해바라기가 활짝 만개한 그림이다.


이 그림은 함께 운동하는 가까운 지인의 작품으로, 최근 본인의 첫 개인전시회에 초대해 주셨다. 올해 72세이신 지인은 약 5년 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작년에 드디어 아마추어 화가로 등단하고 이번에 첫 개인전을 열게 되어, 가까운 분들과 함께 축하할 수 있었다. 작품 하나하나에 왠지 모르게 살아온 세월의 풍파가 느껴졌다. 미루고 미루었던 당신의 꿈을 이제야 이루셨다며 예쁘게 웃으시는 모습이 가슴에 깊이 남았다.

학교에서 종종 만학도들과 마주하곤 한다. 이런저런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학업이 늦어진 분들도 있고,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 비록 늦었지만 공부를 다시 시작한 분들도 있다. 자신의 생업과 병행하면서 젊은 학생들 못지않게 열심히 책을 읽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하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난다. 부지런히 일하고 또 공부하면서 만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모습은 매우 감동적이다. 목표를 세우고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크게 박수치며 응원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 내부에 영국의 유명한 문인들이 묻혀 있고 그들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시인들의 코너(Poets‘ Corner)라고 불리우는 곳인데, 이 곳에 유일하게 미국 출신으로는 헨리 워즈워드 롱펠로우(Henry Wadsworth Longfellow)의 흉상이 놓여있다. 롱펠로우의 많은 시들 중에서 우리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시가 있는데 바로 인생예찬(A psalm of life) 이다.

슬픈 사연으로 내게 말하지 말라, 인생은 한낱 헛된 꿈에 불과하다고,

잠자는 영혼은 죽은 것이니, 만물의 외양의 모습 그대로가 아니다(Tell me not, in mournful numbers, Life is but an empty dream!-, For the soul is dead that slumbers, And things are not what they seem)

시는 위와 같이 시작되어 계속되는데, 다음은 필자가 좋아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즐거워 보여도 미래를 믿지 말라, 죽은 과거는 죽은 채로 묻어 두고 살아 있는 현재에서 생활하라, 심장은 내 안에, 신은 내 위에 있다(Trust no future however pleasant, Let the dead past bury its dead. Act in the living present, Heart within, and God overhead)

미래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으며, 과거는 이미 지나갔기에 아무리 아쉬워 한탄해도 소용이 없다. 우리가 늘 사는 건 바로 지금 이순간 뿐이다. 과거에서 배워 미래를 준비하며 현재를 성실하게 살아가자는 기본을 되새기는 오늘이 되었으면 한다.

새해를 맞이하여 그동안 두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꿈이 있다면 조심스럽게 용기를 내어 새롭게 시작해 보자.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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