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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대통령 해외 순방 리스크

입력 2023-01-25 13:57 | 신문게재 2023-01-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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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사진)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효과가 지지율에서 사라졌다. 임기 초반에 대통령 해외 순방은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전 국민이 주목하고 언론 보도량이 단기간 동안 대폭 많아지는 까닭이다. 특히 이번 UAE와 스위스 다보스 포럼 해외 순방을 통해 윤 대통령은 많은 경제적 성과를 이끌어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300억달러(한화 약37조원)의 역대급 공동협약서(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스위스로 건너가서 ‘영업사원 1호’를 자임하며 각국의 정상들 그리고 기업인들과 교류를 통해 유무형의 경제적 성과를 거두었다.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지지율은 도리어 뒷걸음질 쳤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의 의뢰를 받아 지난 16~20일 실시한 조사(전국2515명 유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P 응답률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본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 38.7%,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58.8%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은 내려왔고 부정 평가는 더 올라갔다. 긍정 지지율이 올라가지 못한 이유로 ‘외교 리스크’가 거론된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인 지난 15일 UAE에 주둔하고 있던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는 연설을 하면서 ‘아랍에미리트의 주적은 이란이고 대한민국의 주적은 북한’이라고 말한 부분이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이 주적 관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잘못 확인하고 발언한 것으로 이해된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되자 당장 이란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란 외교부는 윤 대통령이 이란과 UAE 관계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반박했고 한국의 성의 있는 해명을 요청했다. 따지고 보면 이란과 아랍에미리트 사이가 나빴던 적도 있었다.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두고 영토 분쟁과 갈등이 있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가 나빠졌을 때 이란과 대사급 외교 관계를 영사급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대사급으로 회복되었고 양국의 재수출 규모를 보면 경제적으로 매우 돈독한 관계다. 주적으로 보기 어렵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마다 ‘외교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는데 해결 방법이 있을까.

첫째로 ‘사전적 검토’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해외 순방 시 특별히 개인적인 의견을 언급하지 않았다. 답답하고 갑갑한 외교적 태도로 볼 수 있지만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방법이다. 둘째는 ‘현장의 조치’다. 아크부대를 방문했을 때 대통령의 ‘주적은 이란’ 발언은 얼마든지 현장에서 정정이 가능했었다. 생방송이 아닌데다 외교 수행 보좌진들이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발언을 바로 정정하거나 기자단의 협조를 구해 관련 발언 부분을 삭제해도 될 일이다. 세 번째는 ‘사후적 대응’이다. 설사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되었다고 하더라도 박진 외교부 장관이나 외교부 중동국에서 신속하게 이란 외교부와 접촉해서 오해할 부분을 설명했다면 해소 가능한 리스크였다. 차제에라도 외교 리스크가 경제적 리스크로 전염되지 않도록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예방 백신을 맞을 필요가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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