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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이제 흑산공항만 남았다

입력 2023-01-29 14:06 | 신문게재 2023-01-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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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

지역재단이 최근 발간한 민위방본(제95호) ‘K-지방소멸지수 산출과 정책적 대응(허문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지방소멸 위기에 속하는 59개 지역 중 최상위 5위는 전남 신안군, 인천 옹진군, 경북 울릉군, 경남 의령군, 경북 봉화군 순으로 나타났다. 1~3위가 모두 섬 지역이다.


지방소멸 위기를 가중하는 요인은 출산율 저하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다. 그런데 섬으로 구성된 신안군과 옹진군, 울릉군의 경우 추가 요인이 하나 더 있다. 여객선의 잦은 결항으로 육지를 오가는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3위에 속한 옹진군과 울릉군에 공항이 건설 중이거나 예정돼있다.

인천에서 뱃길로 4시간 이상 소요되던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주민들을 위한 백령공항 건설은 지난해 말 기재부 예타를 통과했다. 2018억원이 투입되는 백령공항은 50인승 소형공항이다. 2027년 개항되면 전국에서 이동시간이 2시간 이내로 준다. 총사업비 6651억원을 투입한 울릉공항은 2025년 말 완공을 목표로 현재 25%의 공정률을 보인다. 울릉공항이 개항되면 서울∼울릉 간 소요시간은 7∼8시간에서 1시간 내외로 단축된다.

이제 남은 곳은 국토 최서남단에 건설될 신안 흑산공항이다. 흑산공항은 지난 2008년 울릉공항과 함께 검토됐다. 사업비 1833억원을 들여 흑산도 예리 산 11 일대에 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흑산공항이 개항되면 서울~흑산도 이동시간은 7시간에서 1시간대로 단축될 수 있다.

하지만 흑산공항은 지난 2011년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 고시 이후 11년이 넘도록 공항건설을 위한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공항 부지가 국립공원이라는 이유에서다. 흑산공항이 건설되기 위해서는 환경부의 국립공원 타당성 조사→지자체 의견 제출→환경부 검토 결과 통보→중앙부처 간 협의→국립공원심의위원회 심의·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토부는 2016년 11월 흑산공항 건설을 위한 국립공원계획 변경을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에 제출했지만, ‘철새 보호 대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류 판정을 받았다. 2017년 7월 보완계획서를 다시 제출했지만, 국립공원위원회는 항공기 조류 충돌 가능성 방지대책 등의 재보완을 요구했다. 이에 전남도와 신안군 등은 흑산공항 부지를 공원구역에서 해제하는 대신 비금도 명사십리해변 일대 갯벌을 국립공원 구역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안건은 2021년 7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총괄협의회를 통과해 공항건설 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의결만 남겨뒀다.

전남도와 신안군은 흑산공항 조기 건설을 위해 편입 안건의 개별 상정을 요구해 왔지만, 환경부는 지금까지 전국 22개 국립공원 계획변경 안건 일괄 처리를 고집하고 있다.

울릉·백령·흑산공항은 전국 일일생활권 시대를 연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한 섬 소멸 위기 시대에 관광수요를 끌어들여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막대한 파급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울릉군은 공항이 개항되면 현재 관광객 연간 30만∼40만명에서 100만명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며 ‘제2의 제주’를 꿈꾸고 있다. 1월말 개최예정인 국립공원위원회에 흑산공항 건이 의결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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