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브릿지칼럼

[브릿지 칼럼] 중진국 함정에 빠진 중국 경제

입력 2023-02-13 15:31 | 신문게재 2023-02-14 19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박종구
박종구 초당대 총장

중국 경제는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과 미중 갈등의 후유증으로 3% 성장에 그쳤다. 올해는 코로나 정책의 완화, 부동산 경기 활성화, 내수 증가 등에 힘입어 경제의 반등이 예상된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글로벌은 4.8%, 무디스는 4.0%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고 피치는 최근 5% 예상 성장률을 제시했다.


집권 3기가 시작되는 올해 시진핑 총서기는 성장에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이 상승하고 민생이 어려워지면 시진핑에 대한 지지 열기는 식을 수밖에 없다. 포퓰리스트를 지향하는 그의 통치 스타일상 성장 재점화는 불가피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일찍이 “칼은 돌 위에서 날카로워지고 사람은 역경 속에서 단련된다는 진리를 배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역경을 극복하고 중국식 현대화를 성공적으로 견인하려는 집권층의 의지에 중국 경제의 향배가 좌우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품질강국 2025’를 새로운 산업정책 강령으로 내놓았다. 미국과의 갈등으로 유야무야된 ‘중국제조 2025’와 유사한 정책이다.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위상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표명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수출신장세가 전같지 않으면서 중국 경쟁력에 회의적인 분위기를 일소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문제는 중국의 성장 잠재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루치르 샤르마 록펠러인터내셔널 회장은 인구감소, 국가부채, 생산성 둔화 등을 고려하면 향후 2.5% 성장도 쉽지 않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피크 차이나’ 논의가 무성하다. 중진국 함정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중국 인구가 지난해 1961년 이후 최초로 감소했다. 전년 대비 85만명 줄었다. 인구 감소 시점이 중국 정부 당국의 예상보다 9년이나 빨라졌다. 가파른 고령화로 2030년 초반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생산인구는 2013년을 정점으로 지속 감소 추세다. 경쟁국인 일본과 한국에 비해 훨씬 낮은 소득수준 상태에서 고령화 충격을 맞이했다.

세계은행 연구에 따르면 고등학교 이상 교육받은 인구 비중이 50% 이하인 나라는 예외없이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은 30%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79%다. 도농 격차도 심하다. 도시 청소년의 93%가 고교를 진학하지만 많은 농촌 아이들은 중학을 겨우 졸업하는 실정이다. 대학진학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학 교육 받은 인구 비율은 15%에 못미치고 있다.

정부는 국내총생산의 약 25~30%를 차지하는 부동산 부문을 활성화 하기 위해 금리인하, 부동산 개발사 지원 확대와 증자 허용 등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텅 빈 아파트가 1억채가 넘는다고 주장한다. 미분양 되었거나 비어있는 아파트가 전국에 산재되어 있다. “중국 부동산의 황금기는 이미 지나갔다”는 말이 시장에 널리 회자된다.

중진국 함정을 극복하고 대국 굴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사회주의식 국유기업 거버넌스를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공산당 통치기반을 근본적으로 흔들 가능성이 크다. 인프라 건설을 통한 성장 전략은 한계에 직면했다.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를 키워야 한다. 공산당 통치의 경직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돌파하느냐에 중국 경제의 장래가 달렸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