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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연예계 가짜뉴스 참을만큼 참았다

입력 2023-02-26 14:14 | 신문게재 2023-02-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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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가짜는 독버섯 같은 존재다. 이제는 사실을 전달하는 뉴스마저 가짜에 흠뻑 물들었다. 신속성과 전파성 때문에 정확한 뉴스가 더 중요해진 시대다. 그 중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른 연예계 가짜뉴스는 그 폐해가 심각하다.

최근 몇 달 사이 발생한 사례들을 살펴보면 가관이다. 원로배우 박근형이 투병을 숨기고 촬영하다가 사망했다거나 백종원이 희귀병에 걸려 100억원의 치료비 채무를 남기고 사망했다는 허위 통신이 있는가 하면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 최수종·하희라를 비롯해 피겨스타 김연아·고우림 등 이혼 루머, 구준엽이 무범죄증명서를 제출 못해 대만에서 귀국하지 못한다는 짜라시, 반려견 조련사 강형욱의 성추행 연루설 등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자는 유포자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는 해당 가짜뉴스의 당사자 연예인이다. 가짜뉴스에 노출되는 순간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 연예인들은 활동이나 광고 수익에 지장을 받기 때문에 직업적, 경제적 피해를 입는다. 가짜뉴스의 정신적 피해로 인한 공황장애, 피해망상, 대인기피증 등도 적지 않다. 나아가 같이 활동하는 연예인이나 관련 프로그램 출연자, 소속사, 유통사 등도 간접적 피해를 입으니 연예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가짜뉴스를 접하는 일반 대중도 피해자가 된다. 앞으로는 어떤 뉴스를 믿어야 할지 선택장애마저 발생한다.

심지어 가짜뉴스 유포자도 궁극적으로 피해자가 된다. 몇번의 거짓말로 돈은 벌겠지만 어느 순간 양치기소년으로 전락한다. 결국 유튜브든 게시판이든 영영 매장되고 결국 감옥행으로 귀결된다.

가짜뉴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왜 이리 점점 더 심해지기만 할까? 여러 원인들이 있지만 우선 크게 두 가지 문제에만 집중하자. 가짜뉴스의 원인부터 시작하자면 결국 경제적 문제다. 예전에는 장난 삼아 또는 스토커의 빗나간 팬심 등에서 비롯됐지만 유튜브 등 SNS 환경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요즘의 원인은 결국 돈이다. 더 많은 조회수, 구독자수는 유튜버의 수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무모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 현행법상 1인 방송 등 유튜버 콘텐츠는 규제 대상이 아니므로 행정적·기술적 차원에서 사전, 사후적 통제가 불가능하다. 결국 유튜브, 각종 게시판 등의 플랫폼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필터링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

플랫폼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면서 콘텐츠에 대한 간섭을 자제한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플랫폼은 철저히 상업주의에 따라 판단하므로 플랫폼의 돈벌이에 방해가 된다면 통제를 피하려고 한다. 어쩌면 플랫폼은 가짜뉴스의 공범자일지도 모른다. 가짜뉴스로 돈 버는 모든 자들은 가짜뉴스 폐해를 뼛속까지 공감하고 법적, 윤리적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

더불어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한 허술한 법, 정책도 보완해야 한다. 피해 연예인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더라도 유야무야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한다. 성범죄자의 신상공개제도처럼 가짜뉴스 유포 범죄자들은 공공의 적이므로 신상을 공개할 필요성까지 절실하다. 연예인도 우리도 참을만큼 참았다.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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