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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K클래식과 후원기업

입력 2023-03-06 14:10 | 신문게재 2023-03-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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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음악 콩쿠르에서 입상한 연주자들의 공연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 젊은 음악가들의 수상 소식과 꽉 차있는 그들의 공연 관람석은 여전히 반갑다. 굳이 그 유명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K클래식의 성공 뒤에는 오랜 시간 예술후원을 이어온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다. 기업 후원을 원하면서도 후원사명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예술단체나 지원기업에 무관심한 예술가들을 현장에서 종종 보게 되는데 안타까울 뿐이다. 물론 기업과 예술 간의 언어와 목표점이 다르다. 하지만 서로간의 이해와 공부는 불가피하다.

기업은 사회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예술을 지원한다. 더불어 예술가들에게 활동의 기회를 넓혀 주며 예술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문화예술을 후원한다. KT&G는 장학재단을 통해 한국영재교육원에 재학 중이던 열세살 임윤찬에게 3년간 장학금을 지급했다. 당시 이 장학금은 임윤찬에게 단순한 돈의 의미가 아니라 고된 연습과정에서 자신감을 북돋우는 자극제로 작용했다. 지난해 반 클라이번 음악 콩쿠르 우승 직후에도 KT&G 장학재단은 임윤찬에게 축하의 의미로 별도의 후원금을 추가 지원해 진정성 있는 후원의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이와 함께 현대차 정몽구 재단도 콩쿠르 수상 전부터 임윤찬의 가능성을 간파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8월 ‘현대차 계촌마을 한밤의 별빛 콘서트’ 무대에 임윤찬이 오른다는 소식에 평창 해발 700m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 들썩였고 역대 최다 관람객인 1만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예술로 인해 쇠락해가던 마을이 변화하고 번성하는 사례는 계촌 말고도 적지 않다.

현대차 계촌마을 프로젝트는 2015년부터 진행되고 있는데 지역과 예술을 연계해 지역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예술의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기획된 마을 프로젝트다. 기업후원이 계속된다면 계촌 프로젝트가 스위스 알프스산 발레지역 해발 1600m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베르비에 음악 페스티벌’처럼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 하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베르비에 페스티벌은 세계적인 유명 음악인들과 유망한 음악도들이 모여 다양한 공연과 프로그램을 통해 세대간의 교류를 도모하는데 음악 애호 관광객들에겐 한여름밤의 꿈 같은 시간을 선사하고 있다. 계촌 프로젝트를 위해 현대차 직원들은 수차례 베르비에는 물론 예술 페스티벌을 하는 어디라도 날아가 연구하고 또 연구했단다.

이밖에 KT&G장학재단의 문화예술 장학지원 사업은 어린 발레리나의 세계무대 진출도 가능케 했다. 이 재단은 지난해 여름 모나코 왕립발레학교 수석교사를 초청해 미래의 발레리나들에게 마스터 클래스와 오디션을 진행했다. 그들은 한국예술영재교육원에 재학 중이던 전지율 양의 재능을 한 눈에 알아보았고 전양은 KT&G의 후원을 받아 모나코 왕립발레학교에 진학해 제2의 안나 파블로바, 강수진이 될 꿈을 꾸며 공부하고 있다.

그동안 기업의 예술후원 활동인 메세나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함을 강조하는 자선과 기부, 사회적 책임이 강조돼 왔다. 그러나 이제는 문화마케팅, 문화공헌, 조직문화, ESG, 지속가능 경영 안에도 메세나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예술계도 후원기업을 위해 어떤 접점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를 적극 고민할 때다.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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