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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겉모습도 중요하고 속 내용도 중요하다

입력 2023-03-19 14:12 | 신문게재 2023-03-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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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스탠퍼드대학교는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손꼽힌다. US News & World Report로부터 2022년 세계 공동 6위로 평가를 받았고, 졸업생들이 실리콘 밸리에서 활약하며, 구글, 시스코, 스냅챗, 인스타그램, 휴렛팩커드 등의 유명 IT기업을 설립해서 도전적인 스타트업 이미지가 강한 대학으로도 알려져 있다.


캠퍼스도 워낙 넓어서(서울의 송파구 정도 된다고 한다) 대략 20개 정도의 교내 버스가 운영되고 있으며, 캠퍼스 중앙에 성당은 물론 아름다운 디자인을 자랑하는 골프장도 있다.

타이거 우즈와 미쉘 위가 이 학교 출신이기도 하다. 노벨상 수상자만 2021년 4월 기준으로 85명이 나왔고, 20명의 노벨상 수상자는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의 후버 대통령 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국가의 대통령과 수상들도 동문으로 알려져 있다.

어쩌다 보니 스탠퍼드 대학교 홍보를 하게 된 모양새이지만, 대학의 설립자인 릴런드 스탠퍼드에 대한 설립 일화가 오랜 기간 회자되어 왔기에 부연 설명이 좀 길어졌다. 최근까지도 SNS에 종종 전파되고 있는 널리 알려진 일화는 다음과 같다. 재력가였던 스탠퍼드 부부가 자신의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잃고, 그 아들이 입학을 앞두고 있던 하버드 대학교를 방문하여 거액의 기부금을 내고자 하였다. 그러나 방문 시에 스탠퍼드 노부부의 행색이 워낙 초라하여 푸대접과 냉대를 받고 기부를 하는 대신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명문 스탠퍼드 대학교를 세웠다는 내용이다.

이 일화는 워낙 사실처럼 전해지다 보니, 실제로 스탠퍼드대학교에 사실 여부를 묻는 문의가 아주 많았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탠퍼드 부부가 1884년 16세인 외아들 릴런드 스탠퍼드 주니어를 장티푸스로 잃고, “캘리포니아의 젊은이들을 모두 우리의 자녀 삼읍시다”라고 하며 오랜 기간 준비를 거쳐 스탠퍼드 대학교를 설립한 것은 맞다. 거기에 미국 사회에 잘 형성된 동문들의 엄청난 기부금과 더불어 대학이 졸업생들의 사업에 투자를 지원하여 해당 지분 수익을 내는 등의 방식으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세계 최고라는 지금의 위치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알려진 것처럼 하버드 대학교의 스탠퍼드 노부부에 대한 푸대접은 물론, 그 아들이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한 사실 역시 없었다고 한다.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라는 말이 있다. 책의 표지만으로 그 내용을 판단하지 말라는 뜻으로,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을 경계하라는 의미로 해석되곤 한다. 표지도 아름답고 내용도 좋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그야말로 속 빈 강정 같은 경우도 매우 흔하기 때문이다. 회자되는 일화는 아마도 외양에 대한 섣부른 판단으로 중요한 속 내용을 놓치는 것을 경계하라는 의미로 널리 전해지는 것 같다. 매우 맞는 말이다.

한편 유명한 디자이너 가브리엘 코코 샤넬의 말도 떠오른다. ‘상대를 외모로 평가하지 말라. 그러나 명심하라. 당신은 당신의 외모로 평가받을 것이다.’ 이 말 또한 매우 맞다. 황희정승의 말씀처럼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의 외모만 보지 말 것이되, 자신의 외모에는 관심을 가지고 살고, 상대의 내면에 관심을 갖되, 본인의 내면도 정성껏 관리하며 살면 좋겠다. 

 

오세준 평택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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