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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일본 야구가 부러운 이유

입력 2023-03-23 14:00 | 신문게재 2023-03-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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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사진)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이끄는 일본 야구팀 ‘사무라이 재팬’이 미국을 누르고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극적인 승리였다. 오타니는 투타에서 맹활약했고 마지막 9회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동료 선수인 미국팀 주장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웠다. 마치 각본이라도 있는 것처럼 오타니는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 최우수 선수(MVP)의 자리에 올랐다. 오타니 선수의 인기는 일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이번 활약을 할리우드 영화의 슈퍼 영웅 캐릭터에 비교할 정도다. 타자뿐만 아니라 투수 역할까지 빼어나게 해내는 ‘이도류’ 선수의 활약에 전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한국에서도 오타니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해 아시아 선수 출신 최다승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던 박찬호는 오타니를 평하면서 ‘실력도 최정상급’이지만 ‘인성’은 더욱 훌륭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오타니의 ‘일본’ 야구팀은 야구 종주국인 미국을 누르고 어떻게 세계 야구를 평정할 수 있었을까. ‘소통’과 ‘데이터’다. 우승을 이끌어낸 감독과 선수들은 끊임없이 소통하는 모습이었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다르빗슈 선수뿐만 아니라 일본 리그 출신 선수들은 스스럼없이 서로 소통하고 누가 어떤 몸 상태인지 그리고 상대 선수들에 대해 어떤 정보가 있는지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완전히 하나의 팀으로 거듭났다. 투수들은 선발과 불펜 그리고 마무리 역할을 가리지 않았고 정규 리그를 앞두고 있는 타자들은 베이스 러닝에서 다칠 수도 있는 슬라이딩을 마다하지 않았다. 또 하나 일본의 우승 비결은 ‘데이터’다. 일본 야구를 설명할 때 데이터를 빠트릴 수 없는데 맞붙는 상대팀을 철저하게 연구한 ‘데이터’로 어떤 팀과 붙어도 자신만만했다.

오타니 열풍으로 일본 MZ세대가 열광하고 있는 사이 한국의 MZ세대들은 ‘69시간제’로 좌절과 실망 그리고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52시간제’를 바꾸기 위해 근로 시간을 개편하는 발표를 하면서 ‘특정 주에 69시간 일할 수 있다’는 이른바 ‘69시간제’를 입법 예고했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4~16일 실시한 조사(전국1003명 유선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9%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정부는 근로시간 관리 기준을 주간에서 월간/분기/반기/연간 등으로 확장하는 개편안을 내놓았습니다. 해당 기간 평균 일하는 시간은 주당 52시간으로 제한하되 특정 주에는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게 하는 안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바쁠 때 몰아서 일하고 길게 쉴 수 있어 찬성’이라는 의견이 36%, ‘불규칙 장시간 노동, 삶의 질 저하 우려되어 반대’라는 응답이 56%로 반대 답변이 20%포인트나 더 높았다. MZ세대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높은데 20대(만18세 이상)는 반대 59%, 30대와 40대는 반대 의견이 각각 67%, 68%로 압도적이다. 사무직 근로자인 화이트칼라는 정부의 근로시간제 개편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68%로 나타났다. MZ세대에게 치명적으로 영향을 주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소통’과 필요한 ‘데이터’는 잘 보이지 않는다.

 

현장에서 직장인들이 기존의 근로 시간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그리고 업종에 따른 업무의 효율성과 MZ세대 직장인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제도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소통’과 ‘데이터’가 지금이라도 보완되어야 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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