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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혁신 빠진 CES에 한국 기업 가득

입력 2024-01-30 06:42 | 신문게재 2024-01-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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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평 산업IT부 기자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는 유독 많은 한국 기업이 참가한다. CES를 주최하는 CTA 게리 샤피호 회장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참가국 중 유일하게 한국에만 방문해 “CES 2024의 키워드는 AI와 한국”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CES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CES는 사실상 한국 행사라고 해도 무방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든 채 행사장 곳곳을 돌아다니는 한국인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 중국에 이어 많은 기업이 참가한 국가였다.

다만 기대했던 혁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기업들은 그저 지난 1년간 출시했던 제품들을 행사장에서 다시 소개하고, AI라는 주제에 맞춘 기존 기술들을 선보였다. 앙금이 없는 찐빵인 셈이다.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이런 상황에 대해 “비전 자체가 없어 보인다”며 “한국은 남이 주는 문제는 잘 푸는 데 문제를 만들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CES를 주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메타,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최대 빅테크 기업들이 CES 참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기들이 깔아놓은 판에 사람들을 오게 만들고, 자체 제품만으로도 주목하게 하는 힘이 있는 회사는 굳이 CES에 참여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과거 CES는 혁신 기술을 소개하고, 올 한해간 전세계에서 가장 화두가 될 기술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CES는 신제품 공개 행사와 다를 바 없다. 혁신 없이 소모되는 CES에 국내 기업들이 계속 목을 멘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을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우가 될 수 밖에 없다. CES가 아닌 우리만의 판을 조성해야 한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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