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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견·중소 건설사를 살려야 하는 이유

입력 2024-02-01 14:59 | 신문게재 2024-02-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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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석 건설부동산부 차장

“요즘 건설사들 분위기는 좋지않죠. 특히 금융쪽에서 이번일로 어떻게 나설지가 걱정입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를 즈음해 건설사들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가 한 말이다. 천신만고 끝에 워크아웃을 성사시킨 태영을 바라보는 건설사들의 속내가 요즘 복잡하다. 특히 건설사들은 향후 금융사들이 PF 만기연장 거부나 조기회수 등의 강수를 둘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금융사들이 태영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려고 하면 다른 건설사들까지 죄다 문재가 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중견 중소건설사일 수록 이런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태영건설에 화들짝 놀란 금융사들이 갑자기 여신을 거둬들이면 그만큼 버틸 재간이 없다. 때문에 정부가 직접 나서 부동산 PF 시장에서 미뤄뒀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란 예상에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떨고 있다.

물론, 부실 건설사들까지 국민 세금으로 살려주는 것에는 반대한다. 건설사는 기본적으로 사기업이며 회사의 흥망성쇠는 전적으로 회사측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라가 손 내밀기 전에 먼저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먼저라는 점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꼭 고려해야 할 점은 건설경기가 서민 경기로 불리는 바닥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크다는 것이다. 만약 중견 중소 건설사들이 픽픽 스러진다면 협력업체나 수분양자, 채권자, 건설 노동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에게 다가올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자칫 나아가 건설기업발 부실 여파가 국가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점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방식으로건 제2의 태영이 나올 가능성은 커졌다. 물론, 정부의 공언대로 건설경기 전체를 살리기 위한 옥석가리기는 중요하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선행된 중견 중소 건설사들은 어떻게든 살리는 구조조정 방안도 꼭 고민해야 할 때다.

장원석 건설부동산부 차장 one21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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