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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돈 값' 못하는 축구감독의 위약금, 누가 내나요?

입력 2024-02-21 14:48 | 신문게재 2024-02-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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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문화부 부장

최근 한 배우의 ‘돈 값’에 대한 발언이 연일 화제다. 영화 ‘파묘’의 개봉을 앞둔 김고은이 정재형의 유튜브 콘텐츠 ‘요정재형’에 출연해 “배우로서 받는 페이야말로 양심과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고 한 발언은 업계에 조용한 파장을, 대중에게는 큰 환호를 받았다.

최근 연예계에 회당 10억을 받는 배우가 등장했다는 말이 나오면서 그들의 ‘몸값’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흥행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작정 스타성 높은 배우를 쓰고 대중성을 겨냥한 소재만 추구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은 비단 연예인들만의 숙제가 아닐 것이다.

2024 아시안컵이 끝나고 한국 사람들이 가장 분노한 지점은 ‘준결승 탈락’이 아니다. 현재 대표팀을 구성하고 있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치를 보았을 때 합당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도 물론 있지만 팀의 수장인 위르겐 클린스만과 그를 영입한 대한축구협회의 무능함이 더 크다. 감독의 연봉이 무려 29억이고 그를 경질하며 내주어야 하는 위약금 또한 약 70억원으로 예상된다는 보도는 기름을 부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는 계속되는 재택근무, 외유 논란 지적에도 자신만의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을 저격하며 “언론에 보도된 거액의 위약금이야말로 그를 선임한 대한축구협회에서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돈 값’ 못한 사람에게 국민의 혈세를 털어 내보내야 하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차라리 위약금 대신 대기업과 다수의 회사에서 고용인을 좌천 보낼 때 주로 쓰는 조리돌림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을 정도다. 개인적으로 나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히딩크 감독이 쓴 자서전 필사를 강력히 권하고 싶다. 남은 계약 기간인 2026년까지 하루 한장이면 충분할테니.

 

이희승 문화부 부장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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