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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희망을 선물하는 마음의 치료사’ 희망코칭센터 이미수 대표

나이를 잊은 사람들

입력 2015-08-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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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수 희망코칭센터 대표
이미수 희망코칭센터 대표가 내담자와 상담을 나누고 있다.

 

‘3포 세대’, ‘88만원세대’, ‘주부우울증’ 등 청년과 어머니들의 상태를 투영하는 암울한 말들이다.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도 볼 수 있지만 수년 내에 사직서를 내고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왜 그럴까? 자신의 적성과 끼를 고려하지 않은 채 사회에서 원하는 스펙싸움에 떠밀려 자신을 그 틀에 맞추다보니 결국에는 그 틀에 머물지 못하고 뛰쳐나올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또 남편의 뒷바라지와 자녀양육에 모든 것을 던진 어머니들의 우울증은 극단적인 선택 등으로 사회 문제로 점점 부각되고 있다.

자신도 이와 똑같이 온통 우울한 상황에 빠져 있다가 이를 극복하고자 스스로 박차고 일어선 어머니이자 상담사가 있어 만나봤다.

‘희망코칭센터’의 이미수 대표(49)는 불과 7년 전 만해도 ‘주부우울증’과 자녀 양육으로 힘들어 했던 자신을 회상했다.

“과거의 저는 요즘 우리 엄마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죠. 경쟁사회에 내몰린 남편을 뒷바라지하고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였어요. 아침마다 전쟁을 치렀죠. 남편을 출근길을 준비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면 진이 빠져 1~2시간은 아무 것도 못하고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있다 보면 내가 뭐하고 있나 싶었죠.”

그랬던 그녀가 상담사로 뛰어들게 했던 첫 번째 사건은 첫째 아들의 사춘기였다. 이 대표에게 아이들은 보통의 어머니와 다르지 않은 삶처럼 그녀에게는 자신의 모든 것이었다. 그 가운데 첫째 아들은 자신의 모든 희망과 꿈이었다.

“남편에 이어 가장 큰 버팀목이었던 아들의 사춘기가 저에게 어쩌면 큰 전환점이었던 거 같아요. 저에게는 가장 큰 희망이었고, 내가 이루지 못했던 꿈을 대신해줄 아이였죠. 그러던 아이가 사춘기를 겪으며 엇나가는 모습이 보였고, 그런 모습을 보며 다투기도 하고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보다 더 아프고 쓰렸던 것 같아요. 결국 그때 교회에 상담선생님을 통해 아이에게 상담을 받게 했고, 그 결과가 충격적이었죠. 내가 본 아이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보게 됐고, 결국 내 기준으로 아이를 재단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죠.”

이 대표는 그 때부터 상담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관련 서적을 찾기 시작했고,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또 한 차례 시련이 인생을 뒤흔들어 놨다고 그녀는 말했다.

“성균관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교직이수를 해 몇 년간 교편을 잡았었죠. 하지만 캠퍼스커플이었던 남편과 얼마 되지 않아 결혼을 했고, 아이들이 늘어가자 더 이상 선생님으로 살 수 없어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에 올인 했죠. 첫째 아이의 사춘기가 끝나고 얼마간 나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을 때, 남편이 다니던 금융회사에서 사고가 났고 그 여파는 우리 가정에 엄청난 빚을 안겨다 줬죠. 그때 ‘내 모든 걸 쏟아부었는데 지금껏 무얼 했나?’라는 생각에 한 동안 우울증에 걸려 고생했어요(웃음).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그때로 돌아가라면 정말 끔찍해서 상상하기도 싫어요.”

이후 그녀는 돈을 벌기 위해 그동안 관심이 있었던 상담에 발을 들이게 됐다. 이 대표가 상담을 하면서 느꼈던 점은 우리 시대가 심각하다는 점이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이것이 예삿일이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많은 엄마와 아이들이 극단적인 생각도 하고 있는 것을 보았고, 의미 없는 스펙에 목을 매는 모습을 보았죠. 과거의 저의 모습을 보는 것 처럼요. 저도 상담을 통해 변화됐고, 돈을 받으며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성경에서도 ‘값없이 주라’는 말씀도 있고요. 그 때부터 뜻이 비슷한 상담사들과 연합체를 만들었고 이제는 50명이 넘는 상담사가 있는 재능기부 단체인 희망코칭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익을 생각하면서 하는 단체가 아니다 보니 변변한 사무실도 제대로 꾸미지 못하고 홍대에서 조그마한 상담소만 두고 운영하고 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소속 상담선생님들이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운영되고 있어요. 제가 필요로 해서 시작한 일인데 이제 남들의 삶을 바꾸는 모습을 보며 하루하루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자랑스러워 하고요. 가정에 희망을 선물하는 상담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한장희 기자 jhyk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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