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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베일 벗은 ‘이건희 컬렉션’…작지만 강한 ‘명품 중 명품’

[Culture Board]21일 동시개막 국립중앙박물관의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7월 21~9월 26일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과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7월 21~2022년 3월 1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전시실)

입력 2021-07-21 18:30 | 신문게재 2021-07-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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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이미 한달치는 매진이 됐습니다.” 

 

지난 4월 유례없는 거대 규모의 기증으로 대한민국 미술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건희컬렉션’이 21일 국립중앙박물관의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7월 21~9월 26일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과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7월 21~2022년 3월 1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전시실)에서 베일을 벗는다.

개막을 하루 앞둔 20일 기자들을 위한 설명회에서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지면서 사전예약으로 진행 중인 관람 인원(회당 20명)의 “한달치가 이미 다 찬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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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언론 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천수관음보살도와 수월관음도를 살펴보고 있다.(연합)

 

2주 전 예매창이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기는 마찬가지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는 모두 2주 전에 사전예약으로 관람을 진행하고 있다. 여타의 전시는 2시간 단위로 예약을 받지만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은 전 국민적으로 관심이 높아 1시간 간격으로 하루 8회, 회차당 30명이 관람할 수 있다”며 “하루 240명씩 2주치가 전부 매진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자정에 예매창이 열리자마자 몇분 안에 매진이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두 기관 모두 첫 전시작들에 대해 “명품 중 명품”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은 문화유산에 대한 이건희 회장의 철학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데 주력한다. 이건희 회장의 유족이 기증한 청동기시대·초기철기시대 토기와 청동기, 삼국시대 금불동·토기, 고려의 전적·사경·불교미술품·청자, 조선시대 전적·회화·도자·목가구 등 9797건 2만 1600여점 중 시대와 분야를 대표하는 명품 45건, 77점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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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의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중 정선의 '인왕제색도'.(사진=허미선 기자)

 

이들 중에는 겸재 정선 작품으로 국보 제216호인 ‘인왕제색도’, 삼국시대 금동불 ‘일광삼존상’(국보 제134호), 고려 사경 ‘대광방불화엄경 보현행원품’(국보 제235호), 현존하는 유일의 ‘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 단원 김홍도의 말기 그림 ‘추성부도’(보물 제1393호) 등 국보와 보물 28건도 포함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강경남 학예연구사는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를 총망라하는 기증품 특징을 잘 전달하기 위해 시기와 분야를 대표하는 작품들로 꾸린 작지만 강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1950년대부터 꾸준히 전시돼온 ‘인왕제색도’에 대한 여러 해석과 더불어 당시 정선이 받았던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소개하고 인왕산의 다양한 산세, 물 폭포처럼 쏟아지던 수성동 폭포, 세심한 산세 사이 골목에 스민 일상감 등도 새로 볼 수 있도록 배치했다.

김홍도의 ‘추성부도’는 시대를 풍미했던 화가가 말년을 맞는 쓸쓸함, 자녀들의 학비도 낼 수 없었던 곤궁함 그리고 한 인간의 삶을 돌아보는 고즈넉함을 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첫 전시는 우리 문화유산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했다. 우리 것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건희 회장이라는 유명인 소장품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오신 분들이 명품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에 귀기울여 관심이 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시 목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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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중 '수용과 변화'에서는 백남순 '낙원'(오른쪽)과 이상범의 '무릉도원' 등을 만날 수 있다. (사진=허미선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술관 입장에서의 ‘소장품 확장’, 관객의 ‘그간 볼 수 없던 유명 작가들의 명작을 볼 기회’에 초점을 맞췄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기증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장품 1만여점 시대를 열었다. 단순한 숫자 채우기가 아니라 작가적 보완, 작품 면면의 의미 고찰 등까지 아우른 양적·질적으로 소장품 확장의 의의가 매우 크다”고 전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윤범모 관장은 “동서고금을 망라하는 명품 중 명품만 엄선해 꾸렸다. 세계적 수준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일생일대 보기 힘든 전시”라며 “한국근현대미술사에서 우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빠진 시기의 작품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윤 관장의 전언처럼 국립현대미술관의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에서는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이응노, 유영국, 권진규, 천경자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34명의 주요 작품 58점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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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중 '개성의 발현'에 전시된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왼쪽부터), '3--69#120' '산울림'(사진=허미선 기자)

 

대부분 대중에게는 처음으로 공개되는 전시품들은 ‘수용과 변화’ ‘개성의 발현’ ‘정착과 모색’ 세 개 섹션에 나눠 배치된다. ‘수용과 변화’에서는 백남순의 ‘낙원’, 이상범의 ‘무릉도원’ 등을 통해 조선 전통서화와 서양 회화의 특징이 융합·수용돼 변화를 맞는 과정을 가늠할 수 있다.


광복 후 한국전쟁까지 격동기에도 꾸준히 그림을 그렸던 김환기, 유영국, 박수근, 이중섭 등 작가들의 작품은 ‘개성의 발현’에서 만날 수 있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절구질 하는 여인’ 등 작가의 파란만장한 삶이 독창적인 작품세계에 녹아든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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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중 '정착과 모색'에 전시된 천경자의 '노오란 산책길'사진=허미선 기자)

 

‘정착과 모색’에는 전후 국내외에 정착했던 이성자, 남관, 이응노, 권옥연, 김흥수, 문신, 박생광, 천경자 등의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작가들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봤지만 면면은 공개된 적이 없는, 퀄리티나 작품성 면에서 빠른 시일 내에 보여드릴 수 있는 제일 좋은 컨디션의 작품들 위주로 전시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힐링과 치유, 감동과 상상력을 공유하는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며 “향후 작품 연구 등을 거쳐 성격별로 특별전, 국내외 순회전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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