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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제목에 'The'하나 더 붙였을 뿐인데…미치도록 재밌다!

[Culture Board] 워너'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재기발랄함

입력 2021-08-04 18:30 | 신문게재 2021-08-0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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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B급 감성에 열광했던 관객들이라면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직역하자면 ‘자살 특공대’로 풀이되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바로 그 제임스 건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국내 야구로 치자면 두산의 승리를 내내 이끈 감독이 LG를 맡는 격이다. 그가 배우들에게 “누가 죽을지 모른다”고 엄포(?)를 놨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 누가 봐도 주인공인 듯 보였던 캐릭터가 갑자기 죽는가 하면 초반에 사망 판정을 받았던 인물이 기절했다 깨어나 폭소를 자아낸다.

 

배경은 미국에서도 수감자 사망률 1위로 악명높은 교도소 벨 리브. 피도 눈물도 없는 ‘태스크 포스X’ 수장 아만다 뮐러(비올라 데이비스)는 통제가 안되는 슈퍼 빌런들이 모여있는 이곳을 통해 성공하면 감형 10년, 죽으면 비공식적으로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특공대들을 발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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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터는 영화를 다 본뒤 봐야 재미를 더한다.132분 러닝타임 내내 피가 튀겨도 케찹같아 보이는 웃음이 반복된다.(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솔직히 등장하는 인물은 마고 로비가 연기한 할리퀸 빼고는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비주류인 인물들에게 남다른 능력과 유머코드를 발굴하는 감독의 재능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발휘된다. 족제비인지 개인지 모르는 동물과 총에 맞아도 죽지 않는 상어인간, 쥐를 조정하는 능력의 빌런들은 애교다.

 

자식들이 슈퍼 히어로가 되길 원해 실험체로 쓴 엄마를 증오하는 폴카 도트맨, 태어나자마자 살인기술을 배운 인간병기 블러드스포트, 이름과 다르게 진실보다 애국이 먼저인 피스메이커 등 다소 과할 정도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찌질함은 마냥 웃기 바쁘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보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예민한 관객은 눈치챘겠지만 앞에 ‘더’가 붙어있다는 사실이다.

이 영화는 조커와 할리 퀸만 보였던 지난 2016년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후속편이지만 리부트는 아니다. 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의 설명에 따르면 완벽한 ‘리 론칭’ 영화다.

캐릭터들의 개성이 남다른 만큼 결코 협조할 것 같지 않았던 이들의 궁합은 기대 이상이다. 팥빙수를 먹다 씹히는 찹쌀떡을 먹는 기분이다. 아무도 얼음과 탄수화물의 조합을 상상하지 않았지만 대박난 이 꿀조합처럼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어설프게 15세를 겨냥하지 않고 화끈하게 청소년관람불가로 개봉하면서 정점을 찍는다.

잘 익은 아보카도를 자르듯 자고 있는 사람의 몸을 토막내고 한가롭게 노래를 부르며 빨래하고 있는 여자의 목을 딴다. 오죽하면 할리퀸이 죽이는 사람의 피는 모두 꽃잎으로 처리하는 미학까지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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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가장 미학적이면서도 각 캐릭터들을 잘 설명하는 영화 후반부의 한 장면. 할리 퀸은 “천사들이 오줌을 싸는 것 같다”며 좋아한다.(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특히 미국이 공공의 적을 노리는 착한 우방이 아닌 야욕에 휩싸인 ‘철저히 자기 실속만 챙기는 국가’라는 스토리텔링은 다소 진부하지만 우주생명체를 영입했다는 점에서 새롭다. 이제는 지구를 넘어 갤럭시가 펼쳐진 세상에서 조차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는 이기심을 경고하는 장면은 두 개의 쿠키 영상에 담겼다.

최악의 아웃사이더 히어로가 불가능할 것 같은 임무를 완수하는 이야기가 더 이상 새롭지 않을 때까지 그 왕좌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가지고 있을 듯 하다. 4일 개봉.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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