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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클라라 혹은 마리, 닮은 듯 다른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Culture Board]

입력 2021-12-08 18:30 | 신문게재 2021-12-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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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바탕으로 한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사진제공=국립발레단)

 

1892년 초연 당시 낯선 악기 편성, 24명의 여성합창 혹은 어린이합창을 배치한 1막 엔딩 ‘눈의 왈츠’ 등 과감한 시도로 혹평 받았던 발레극은 현재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전세계 무대에 오롤 만큼 사랑받고 있다.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취소되는 아픔을 겪은 ‘호두까기인형’(The Nutcracker)이 다시 돌아온다. 마법사 드로셀마이어가 이끄는 소녀 클라라 혹은 마리의 꿈속 모험담을 담은 발레극으로 E. T. A. 호프만(Ernst Theodor Wilhelm Hoffmann)의 독일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 대왕’에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가 곡을 붙인 작품이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은 원작동화와 발레극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버전의 ‘호두까기인형’을 선보인다. 유니버설발레단의 김세영 PD는 “크리스마스이브의 눈 내리는 풍경, 파티, 눈송이 춤 등 모든 요소들이 따뜻함과 설렘을 주는 작품”이라며 “요즘처럼 개인화되고 조직 속 외로움이 큰 시대에 따뜻한 가족애와 동화 속 판타지가 가득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사진] 호두까기인형_눈송이 왈츠(2) ⓒ유니버설발레단_photo by Kyoungjin KIM
발레극 버전의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인형' 중 '눈송이 왈츠'(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1986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선보이는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12월 18~3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발레극 버전의 클라라를 주인공으로 한다.

 

마린스키발레단 예술감독 출신의 올레그 비노그라도프(Oleg Vinogradov) 연출작으로 2막 7장으로 구성된다.  

 

초연을 준비 중이던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가 병으로 몸져 눕자 그의 조수 레프 이바노프(Lev Ivanov)가 투입돼 공연된 1892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 버전을 바탕으로 바실리 바이노넨(Vasily Vainonen)의 개정 안무를 로이 토비아스(Roy Tobias), 유병헌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이 개정했다.

 

고도의 테크닉과 스토리텔링이 어우러진 ‘마린스키 스타일’의 맥을 잇는 ‘호두까기인형’으로 세련되고 정교하며 화려한 러시아 황실 발레를 선사한다. 1막이 스토리, 2막 클래식 발레의 정수를 담는 구성으로 1막 초반에는 어린 무용수들이, 후반부터는 마법으로 성장한 성인 무용수들이 등장한다.  

 

20명의 눈송이 요정들이 등장해 1막 마지막을 장식하는 아름다운 군무 ‘눈의 왈츠’, 쉴 새 없는 리프트와 점프, 빠른 대형 변화로 역동적인 2막의 ‘로즈 왈츠’를 비롯해 마법사 드로셀마이어의 실제 마술, 호두까기인형과 생쥐들의 전투, 초콜릿·차·막대사탕·커피콩 등으로 상징되는 ‘스페인 춤’ ‘중국 춤’ ‘러시아 춤’ ‘아라비아 춤’, 솔리스트들의 독무, 남녀무용수들의 파드되(2인무) 그리고 클라라와 왕자로 변신한 호두까기인형의 로맨스를 표현하는 그랑 파드되 등이 볼거리다.

 

특히 ‘아름다운 양치기 소녀와 어린 양들의 춤’은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배고픈 늑대가 갑자기 나타나 어린 양 한마리를 잡아가자 양치기 소녀와 남은 양들이 동료를 구하고 혼줄이 난 늑대가 용서를 빌며 화해하는 이야기 속 작은 이야기다. 실제로 어린 무용수들이 양 의상을 입고 선사하는 춤은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인형’만의 인기 장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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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극 버전의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인형' 중 '로즈 왈츠'(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세종문화회관과 함께 선보이는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의 클라라와 왕자는 한국 데뷔무대를 갖는 엘리자베타 체프라소바와 드미트리 디아츠코프를 비롯해 손유희·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서혜원·이동탁, 한상이·강민우, 김수민·간토지 오콤비얀바, 박상원·이현준이 페어를 이뤄 연기한다. 김세영 PD는 “한국 첫 데뷔 무대를 가지는 엘리자베타 체프라소바와 드미트리 디아츠코프 그리고 발굴된 영재 김수민과 박상원을 기대해도 좋다”고 귀띔했다.

 

박상원은 “발레단 대선배들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어 영광이다. 첫 데뷔무대인 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엘리자베타 체프라소바는 “한국 관객들께 연말연시의 설렘을 느끼게 하고 동화 속 판타지에 빠지게 만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드미트리 디아츠코프는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 발레단에서 다양한 버전을 경험해 봤다. 안무가의 연출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매작품 무대에 오르는 순간 제가 아닌 캐릭터에 100% 감정을 이입시킨다. 캐릭터 본질을 관객들께 잘 전달하고 감동을 드리는 게 저에겐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호두까기인형’ 왕자로서도 저의 매력과 장기를 마음껏 펼쳐볼테니 기대해달라”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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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바탕으로 한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사진제공=국립발레단)

  

2000년 초연된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12월 21~2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호프만의 동화 속 마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볼쇼이발레단 예술감독 출신의 유리 그리고로비치(Yury Nikolayevich Grigorovich) 안무 버전이다. 

 

서막 ‘크리스마스 이브의 거리’와 1막 1·2장, 2막, 에필로그 ‘크리스마스 아침’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호두까기인형을 국립발레단 부설 아카데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어린 무용수가 직접 연기하는가 하면 마법사 드로셀마이어가 내레이터로서 와이어 액션과 내레이션을 선사하며 차별화를 꾀한다. 

 

더불어 24명의 발레리나가 만화경처럼 등장하며 눈꽃송이를 표현하는 1막 피날레 ‘눈송이 왈츠’, 32명이 호흡을 맞춘 군무 ‘꽃의 왈츠’, 마리와 왕자의 그랑 파드되와 마리의 솔로 등으로 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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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바탕으로 한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사진제공=국립발레단)

 

그리고 마법으로 거대해진 크리스마스트리와 생명을 얻은 스페인 인형의 푸에떼(Fouette, 몸의 중심을 둔 다리를 다른 다리가 때리듯이 빨리 움직이는 동작), 인도 인형의 현란한 손동작, 중국인형의 높은 점프와 피루엣(Pirouette, 한쪽 발로 균형을 잡거나 점프를 하여 공중에 있을 때 한 바퀴 도는 동작) 등 각 나라 인형들의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 줄거리와 상관없이 펼치는 춤의 향연) 등으로 동화 속 판타지를 펼쳐낸다. 

 

국립발레단을 대표하는 박슬기·김리회·신승원·박예원과 김기완·이재우를 비롯해 새로운 마리와 왕자인 곽화경, 김명규A·곽동현이 호흡을 맞춘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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