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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당신이 루이스 웨인을 모르더라도…

[Culture Board] 영화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 6일 개봉

입력 2022-04-06 18:00 | 신문게재 2022-04-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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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 Wain
극 중 아내 역할을 맡은 클레어 포이는 영화 ‘레커스’에서 부부로 나온 사이다. (사진제공=CJ ENM)

 

영화 ‘파워 오브 도그’로 올해 아카데미의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였던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사실 이 영화로 후보에 올랐어야 했다. 그가 주연을 넘어 영화 프로듀서까지 겸한 영화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는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인정하지 않았던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그가 맡은 루이스는 지식과 배움의 욕구가 남달랐지만 돈 버는 능력은 없었던 인물. 취미로 하고 있는 미술만이 남들에 비해 특출났지만 그것을 발전시킬 생각은 없는 남자다. 다섯 명의 여동생을 건사하기 위해 할 수 없이 프리랜서 삽화가가 된 그는 집안의 가정교사와 사랑에 빠진다. 당시로서는 신분을 초월한 결혼을 하지만 행복도 잠시 곧 암으로 아내를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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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크레딧에는 실제 루이스 웨인의 사랑스런 그림들이 잔뜩 나와 반가움을 더한다. (사진제공=CJ ENM)

영화는 짧았던 결혼생활 동안 만난 길고양이 피터와 동물 초상화를 보면서 아픔을 잊었던 아내를 위해 의인화된 고양이 그림을 그리게 된 루이스 웨인의 삶을 스크린에 그린다.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는 불행할수록 캔버스 위의 그림이 화려하고 남달랐던 주인공을 통해 한 인간의 피폐함을 오롯이 응시한다. 

 

루이스는 실제로 가문의 이름은 드높지만 나아지지 않는 살림으로 평생 빚에 시달린 인물이다. 제대로 된 계약을 하지 못해 그림을 헐값에 팔고 저작권 조차 지키지 못해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다. 


여동생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결혼하지 못했고 아픈 사람이 속출했으며 집안의 부채는 쌓여갔다. 우연히 그의 그림을 본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의 편집장은 크리스마스 특집호에 의인화된 고양이 그림을 싣게 되고 이 그림은 곧 30년간 신문, 잡지, 엽서, 동화책 등을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당대 미술계를 대표하는 유명 인사였지만 개인의 삶은 고단했던 주인공의 일생은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통해 투영된다. 스크린을 포스터 삼아 붓으로 찍어내는 그의 연기는 양 손으로 스케치하는 데 능했던 실존인물의 버릇을 완벽히 재현해 내고 따로 그림 레슨을 받을 정도로 철두철미했다고 전해진다.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는 실존했던 화가의 일대기인 동시에 배우가 지닌 남다른 아우라를 증명하는 영화다. 그가 곧 떠나는 아내를 안고 슬퍼하는 모습과 노후에 이르러 조현병에 시달리며 미친 듯 그림을 그리는 모습은 왜 이 영화로 아카데미에 오르지 못했는지 의아할 정도다. 

고양이 집사는 물론이거니와 그의 그림을 알지 못했던 사람들조차 매료시킬 색감과 감동이 이 영화에 녹아있다. ‘더 페이버릿‘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올리비아 콜먼이 내레이션을 맡아 동화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다만 발랄한 초반과는 다르게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어두워지는 연출이 아쉬움을 더한다. 12세관람가.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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