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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콘라드와 메도라처럼 성장하는 국립발레단의 세 번째 ‘해적’

[Culture Board] 사랑과 모험이 넘실, 유쾌한 ‘해적’단이 전하는 희망 메시지

입력 2022-04-13 18:30 | 신문게재 2022-04-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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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_해적_ (1)
송정빈 솔리스트이자 안무가의 ‘해적’(사진제공=국립발레단)

 

거친 파도 위를 누비는 해적단들의 에너지 충만하고 박진감 넘치는 군무, 플로리아나 섬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과 흥겨운 축제, 아름다운 소녀와 마젠토스 왕국 대사제의 섬세한 춤사위,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 위한 일대 결전 그리고 해적섬에서의 즐거운 파티와 흥겨운 해피엔딩까지.

영국 낭만파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George Gordon Byron)의 동명 극시를 무대에 올린 국립발레단의 ‘해적’(Le Corsaire, 4월 20~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세 번째 시즌을 무대에 올린다. ‘해적’은 프랑스 출신의 러시아 고전 발레 거장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의 3막짜리 드라마 발레로 해적단 두목 콘라드와 노예시장에서 팔려갈 위기에 처한 그리스 소녀 메도라의 사랑, 해적들의 욕망과 우정, 배신과 의리 등을 다룬다.  

 

ⓒ국립발레단 _해적_ (1)

송정빈 솔리스트이자 안무가의 ‘해적’(사진제공=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의 ‘해적’은 러시아 페름 발레스쿨,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을 거쳐 국립발레단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송정빈이 2막 6장으로 재안무한 버전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첫선을 보인 송정빈의 ‘해적’은 극 중 콘라드와 메도라의 사랑처럼 쉽지 않은 여정을 겪었다. 

 

2020년 6월 초연 예정이었지만 바다 위 폭풍처럼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면서 연습은 멈추고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의상 및 무대세트 배송에 문제가 생겨 잠정연기를 반복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2020년 초연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오는 ‘해적’은 프티파 버전의 이야기, 캐릭터 등을 지금 시대에 맞게 변주하고 안무의 속도를 올린 것이 특징이다.  

 

ⓒ국립발레단 _해적_ (1)
송정빈 솔리스트이자 안무가의 ‘해적’(사진제공=국립발레단)

 

가장 큰 변화는 엔딩이다. 해적단 두목 콘라드가 첫눈에 사랑에 빠진 소녀 메도라를 구출해 해적섬으로 돌아오는 길에 배가 난파돼 비극적 결말을 맞는 원작과 달리 다시 떠오른 태양과 함께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해피엔딩을 맞는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애초 노예로 설정된 메도라와 귈나라는 플로리아나 섬의 아름다운 소녀와 마젠토스 왕국의 대사제로 변주됐다. 더불어 노예 알리가 해적단에 합류하는 계기, 콘라드와 그를 배신하는 친구 비르반토의 대립 등으로 서사를 탄탄히 했다.

‘해적’의 묘미는 매 시즌 변화와 성장을 거듭하는 안무와 무용수들이다. 2020년 초연 당시 빠르고 힘이 넘치는 안무에 다소 우왕좌왕하며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이던 무용수들은 1년만이 2021년 일사분란하면서도 섬세한 개성으로 무장하고 능숙하고도 에너지 넘치는 안무를 재현했다.  

 

ⓒ국립발레단 _해적_ (1)
송정빈 솔리스트이자 안무가의 ‘해적’(사진제공=국립발레단)

 

그리고 2022년에는 2막 해적단의 동굴 장면에 디베르티스망(이야기 흐름과는 상관없이 무용수의 기교를 보이기 위한 춤의 향연) ‘어린이 해적단’이 추가된다. “해적단 내 가족적이고 사회적인 모습을 표현하고자 추가된 장면”이라는 게 국립발레단의 설명이다.

초·재연에 이어 세 번째 시즌에서도 메도라와 콘라드로 호흡을 맞추는 박슬기-이재우, 김리회-박종석, 조연재-김기완이 다시 돌아오며 지난 ‘해적’에서 알리, 비르반토를 연기했던 솔리스트 하지석이 올해는 콘라드로 박예은과 페어를 이룬다. 더불어 지난 ‘해적’에서 귈나라로 분했던 심현희는 올해 솔리스트 승급과 더불어 메도라로 허서명과 호흡을 맞춘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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