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영화연극

[비바100] 신분도, 역병도 이겨낸 그녀들의 지금 우리 창극…익숙한 ‘춘향’과 낯선 ‘별난 각시’

[Culture Board] 창극 '춘향'·'별난각시'

입력 2022-04-27 18:00 | 신문게재 2022-04-28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국립창극단 춘향 공연 사진(2)
국립창극단의 ‘춘향’(사진제공=국립극장)

 

낯선 듯 익숙한 여성 서사 창극 두편이 비슷한 시기에 관객들을 만난다. 국립창극단의 ‘춘향’(5월 4~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판소리 다섯 바탕의 하나로 ‘신분’ ‘계급’이 가장 중요했던 조선시대에 이를 초월해 사랑을 완성시킨 퇴기 딸 춘향과 사대부가 도령 이몽룡의 이야기다. 

배우이기도 한 김명곤이 극본과 연출, 소리꾼인 유수정 국립창극단장이 작창,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 뮤지컬 ‘파우스트’ ‘죽은 시인의 사회’ 등의 김성국이 작곡가·음악감독으로 함께 한다. 더불어 ‘레베카’ ‘엑스칼리버’ 등의 정승호 무대 디자이너, ‘마타하리’ ‘웃는 남자’ 등의 구윤영 조명 디자이너, 박찬욱 감독의 ‘일장춘몽’ 등의 이지희 의상 디자이너, 조수현 영상 디자이너 등이 힘을 보탠다. 

국립창극단 춘향 공연 사진(2)
국립창극단의 ‘춘향’(사진제공=국립극장)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당당한 춘향, 그네로 감정을 표현하는 연출, 현대 미학으로 무장한 무대 등으로 호평받으며 2020년 첫선을 보인 ‘춘향’은 극장을 키워 돌아오면서 변화를 맞는다. 


국립창극단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에 “이번 ‘춘향’은 달오름극장에서 해오름극장으로 옮기면서 그에 맞게 서곡이 추가로 작곡돼 배치되고 국립무용단 무용수들이 새로 합류해 역동적인 무대를 꾸밀 예정”이라고 전했다. 

‘춘향’의 유명한 ‘사랑가’ ‘이별가’ ‘옥중가’ ‘어사출도’ 등과 더불어 “몽룡과 춘향이 등장하는 첫 장면, 변학도가 부임하는 신연맞이 등도 추가되거나 수정됐다.”

김명곤 작·연출에 따르면 “초연에는 새로운 춘향을 그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춘향’에서는 몽룡의 감정선을 보완해 부각하는 데 수정의 초점을 두었다.”

춘향과 몽룡은 초연부터 함께 하는 국립창극단원이자 뮤지컬 ‘아리랑’ ‘서편제’ ‘곤투모로우’, 타 장르와의 협연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리꾼 김준수와 이소연, 2020년 12월 입단한 신예 김수인·김우정이 번갈아 연기한다. 

‘춘향’ 뿐 아니라 ‘배비장전’ ‘오르페오전’ ‘산불’ 등에서 커플로 함께 한 이소연·김준수의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찰떡 호흡과 처음으로 함께 하는 김수인·김우정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국립창극단 관계자의 귀띔이다.

01_국립민속국악원_별난 각시_포스터
국립국악원의 ‘별난 각시’(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에서 첫선을 보이는 ‘별난 각시’(5월 13, 1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는 익숙한 ‘춘향’과 달리 낯선 여성 서사를 담은 창극이다. 개원 3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으로 경상북도 안동에서 전해지는 하회별신굿, 그 중 각시탈을 소재로 한다. 

액운을 물리치고 마을을 지키는 서낭신의 전설을 변주해 신이 된 각시탈 이야기로 풀어낸 ‘별난 각시’는 서연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의 원작 ‘창극 각시탈’을 홍원기 배우 겸 극작가가 각색·연출하고 김영길 명인이 음악감독, 작곡가 김백찬이 작곡, 소리꾼 박애리가 작창에 나선다. 

01_국립민속국악원_별난 각시_포스터
국립국악원의 ‘별난 각시’(사진제공=국립국악원)

조선 후기 주인공의 희생으로 마을 공동체에 닥친 역병과 허씨·안씨 집안의 갈등을 극복하는 원작 설화에 의술로 고난을 이겨내는 진이 캐릭터를 새로 투입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를 견뎌낸 지금 시대 사람들에게 위안을 전한다.


홍원기 각색·연출은 ‘브릿지경제’에 “원작 ‘창극 각시탈’은 ‘무진생 용띠 각시’ 전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전설에서 담고 있는 서사 구조를 유지하면서 갈등 요소와 캐릭터를 변주했다”며 “원 전설에서는 자연재해가 갈등 요소의 중심을 이루지만 ‘별난 각시’에서는 코로나 시기를 겪고 있는 동시대성을 고려해 역병을 전면에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웃마을에서 시집 온 진이는 원 전설의 각시 캐릭터를 남원 출신 의원의 딸로 변주해 창조해낸 인물입니다. 역병을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극복하고 이겨내기 위해 희생하는 적극적인 여성으로 그려냈죠.”

작창 역시 변주에 나선다. 작창을 담당한 소리꾼 박애리는 “전통 판소리 어법과 다른 점은 없다. 하지만 극의 내용이 전통 판소리 서사가 아닌 새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어 그에 맞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며 “특히 이번 작품에는 아픔, 사랑, 해학 등이 많이 묻어나 무대에서 직접 연기하는 마음으로 감정을 최대한 이입해 소리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