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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파보 예르비가 이끄는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세상 어디에도 없는!”

[Culture Board] 파보 예르비&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내한

입력 2022-08-31 18:00 | 신문게재 2022-09-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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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보예르비
파보 예르비ⓒKaupo Kikkas(사진제공=빈체로)

 

어쩌면 게릴라와도 같다. 전세계에서 기반을 다지고 저마다 활동하던 이들은 매년 여름이면 에스토니아로 향해 팀을 이룬다. 그 게릴라의 대장과도 같은 마에스트로 파보 예르비(Paavo Jarvi)가 2011년 창단한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Estonian Festival Orchestra)가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오른다. 

이 게릴라와도 같은 오케스트라의 구심점은 단연 에스토니안 출신의 지휘자 파보 예르비다. 그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의 예술감독이자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와 NHK 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로 2016년까지 예술감독을 역임했던 파리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베를린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런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뮌헨 필하모닉 등의 객원 지휘자이기도 하다. 

 

그의 아버지이자 에스토니아 음악계의 역사적인 지휘자 네메 예르비(Neeme Jarvi), 남동생 크리스티안 예르비(Kristjan Jarvi)와 함께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패르누 뮤직 페스티벌의 상주 음악단체로 활동 중이기도 한 파보 예르비는 에스토니안 내셔널 심포니와 함께 한 ‘시벨리우스 칸타타’로 그래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빈체로]포스터_파보 예르비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파보 예르비&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포스터(사진제공=빈체로)

파보 예르비와 그의 부름에 한 자리에 모인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파보 예르비&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9월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4일 통영국제음악당, 5일 경기아트센터)로 한국 관객들과 처음 만난다. 

 

이번 공연에서는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의 ‘이중 협주곡’(Double Concerto, Op. 102)과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교향곡 5번’(Symphony No. 5, Op. 64, 경기아트센터에서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그리고 좀체 듣기 어려운 에스토니아 출신의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Arvo Part)의 ‘벤저민 브리튼을 추모하는 성가’(Cantus in Memoriam Benjamin Britten), 에르키 스벤 튀르(Erkki-Sven Tuur)의 ‘십자가 그늘 아래’(L’ombra della croce)를 선사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십자가 그늘 아래’의 작곡가 에르키 스벤 튀르는 파보 예르비와 학창시절을 함께 한 오랜 음악 파트너다. 오랜 동안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에서 활동한 록 뮤지션이기도 한 에르키 스벤 튀르의 음악에 대해 파보 예르비는 “굉장히 독특하다. 오케스트라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여러 층의 소리를 겹겹이 쌓는 방식으로 소리가 끊임없이 흐르게 한다”며 “또한 강한 리듬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 음악을 더욱 매력적이고 리드미컬하게 만드는데 이는 그가 이전에 작곡했던 록 음악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 공연을 기획한 빈체로 관계자는 “이 오케스트라에서 주목할 점은 파보 예르비가 한명 한명 직접 뽑은 연주자들로 구성됐다는 것”이라며 “다들 상주단원들이 아니라 전세계에 각자의 포지션이 있지만 파보 예르비가 ‘모여!’ 하면 모여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로 기존 오케스트라와는 다른 에너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클라이디 사하치(Klaidi Sahatci)는 파보 예르비가 상임을 맡고 있는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의 악장”이라며 “바이올린 뚜띠(Tutti, 앙상블) 한명 한명까지도 파보 예르비가 직접 연락해 소통해 선율을 만들어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특이점은 협연하는 솔로이스트들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도 자리를 지킨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오케스트라 협연자는 함께 하는 한두곡만을 함께 한다. 하지만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브람스의 ‘이중 협주곡’에서 협연하는 바이올리니스트 트린 루벨(Triin Ruubel), 첼리스트 마르셀 요하네스 키츠(Marcel Johannes Kits)는 협연 후에도 무대에 남아 마지막까지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다.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Kaupo Kikkas(사진제공=빈체로)

 

파보 예르비가 “에스토니아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인물들”이라고 평한 이들은 초기부터 함께 하며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동반 성장한 연주자들이다. 트린 루벨은 에스토니안 내셔널 심포니의 악장으로 활동 중이며 마르셀 요하네스 키츠는 최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3위에 올랐다. 

파보 예르비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매우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이들”로 꾸린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늘 모여 있지 않아서 나올 수 있는, 마에스트로의 일 대 일 연락으로 이어지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소리’를 만들어낸다. 파보 예르비는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공동체 의식’을 꼽았다.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고 동시에 젊은 활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단원들이 가장 핵심인 오케스트라이기 때문에 그들이 소속돼 연주하고 있는 ‘어떤’ 오케스트라(‘an’ orchestra)가 아니라 ‘그들의’ 오케스트라(‘their’ orchestra)죠. 이것은 공동체 의식과 에너지에 큰 차이를 만들곤 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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