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영화연극

[비바100] 이 죽일 놈의 사랑!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웨스트사이드스토리’ 그리고 연극 ‘스카팽’

[Culture Board] 죄와 죽음 앞에서… 그들의 바람은 이뤄질까

입력 2022-11-23 18:00 | 신문게재 2022-11-24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022112301010012520_p1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위)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아래 왼쪽), 연극 '스카팽'(사진제귱=신스웨이브, 쇼노트, 국립극단)

결국 ‘사랑’이다. 사랑 때문에 행복하거나 화해하며 대신 죄를 뒤집어쓰거나 죽음도 불사한다. 다양한 모양새의 사랑을 다룬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11월 26~2023년 1월 29일 한전아트센터)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2023년 2월 2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그리고 연극 ‘스카팽’(11월 23~12월 25일 명동예술극장)이 막 무대에 올랐거나 개막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은 제52회 일본 추리 소설 협회상 장편부문 수상작 ‘비밀’을 비롯해 영화, 드라마 등으로 변주된 ‘백야행’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탐정 갈릴레오’ 등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제134회 나오키 상을 안긴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12년 영화화에 이어 2018년 뮤지컬로 초연됐다. 

 

x_poster_1120_r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포스터(사진제공=신스웨이브)

한 남자의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죽음만을 생각하는 천재수학자 이시가미(조성윤·최재웅·김종구,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 전남편으로 인해 불안함 속에 딸과 함께 살아가는 야스코(김지유·안시하), 이시가미의 고교동창으로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물리학자 유카와(박민성·오종혁·이지훈)가 벌이는 심리전이 펼쳐진다. 

 

천재적인 두뇌로 흠모하는 야스코의 알리바이를 기획하다 급기야 스스로 살인자임을 자청하고 나선 이시가미와 그런 그의 천재성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진범 찾기에 열을 올리는 유카와의 숨막히는 심리전의 원인은 결국 절실한 ‘사랑’이다.  

 

초연 후 4년만에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용의자 X의 헌신’은 ‘지붕 위의 바이올린’ ‘미인’ ‘로빈’ ‘니진스키’ 등의 정태영 연출작으로 ‘그림자를 판 사나이’ ‘알앤제이’ ‘신과함께-저승편’ 등의 정영 작가, ‘엑스칼리버’ ‘몬테크리스토’ ‘베어더뮤지컬’ ‘스위니토드’ ‘지킬앤하이드’ 등의 원미솔 작곡가·음악감독이 힘을 보탠다.

 

400여석의 중소극장에서 999석으로 규모를 키운 데다 의상을 제외한 디자인 관련 창작진이 전면 교체되면서 적지 않은 변화를 맞는다. 무대를 비롯한 조명, 소품, 영상 디자인을 ‘베토벤’ ‘데스노트’ ‘잃어버린 얼굴 1895’ ‘웃는 남자’ ‘마타하리’ 등의 오필영 디자이너가 총괄한다.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에 “무대미술이 완전히 바뀌고 조연 배역들이 나뉘면서 각색과 편곡에 변화가 있다”며 “앙상블이 투입되면서 파트가 많아져 전반적으로 편곡됐고 추가된 곡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새로 추가된 곡만도 ‘그렇게 내일이 오는 걸 1, 2, 3’부터 ‘사건정황’ ‘우주의 법칙’ ‘이시가미가 야스코에서 전화1’ ‘유카와와 쿠사나기의 대화 1’ ‘그게 누구든’ ‘이 세상의 톱니바퀴’ ‘그렇게 내일이 오는 걸 4’ 그리고 기존 멜로디를 다수 사용했지만 구성이 바뀐 ‘유카와와 쿠사나기의 대화 2’까지 적지 않다”고 부연했다.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공연 사진_제공 쇼노트 (1)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사진제공=쇼노트)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1960년대 뉴욕의 뒷골목으로 시대와 배경을 옮겨 변주한 작품이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전성기를 이끈 지휘자 레오나드 번스타인 작곡, 스티븐 손드하임 작사로 넘버를 꾸렸고 히치콕 감독의 영화 ‘로프’, 뮤지컬 ‘집시’ 등의 아서 로렌츠가 대본을 집필했으며 제롬 로빈스가 남미풍 안무로 강렬함과 흥겨움을 더한다.

 

뉴욕 뒷골목을 차지하기 위한 이탈리아계 제트파와 푸에르토리코계 샤크파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피어나는 토니(고은성·김준수·박강현, 이하 가나다 순)와 마리아(이지수·한재아)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다. 리프(배나라·정택운)와 제트파를 만들었지만 현재는 동떨어진 생활을 하고 있는 토니와 샤크파 리더 베르나르도(김찬호·임정모)의 여동생 마리아의 사랑은 리프와 베르나르도의 죽음에 비극으로 치닫는다. 

 

[국립극단] 스카팽(2022) 공연 사진01
연극 ‘스카팽’(사진제공=국립극단)

 

‘스카팽’은 정략결혼 상대인지도 모른 채 사랑에 빠진 젊은이들로 세대간, 계급 간 갈등이 봉합되고 화합하는 풍자극이다. 탄생 400주년을 맞은 프랑스 작가 몰리에르의 대표작 ‘스카팽의 간계’(Les Fourberies de Scapin)를 변주한 작품으로 2019년 초연, 2020년 재연에 이은 세 번째 시즌이다. 시대에 맞게 유머코드, 대사 등이 수정돼 지금 관객들과 소통한다는 국립극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탈리아 희극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에 등장하는 익살스러운 하인 ‘스카피노’에서 유래한 캐릭터 스카팽(이중현)이 정략결혼에 맞서는 젊은이들과 그들의 위선적이고 탐욕스러운 부르주아 부모들을 통해 사회를 꼬집는 풍자극이다.

 

임도완 사다리움직임연구소장이자 서울예술대학 공연창작합구 교수가 각색하고 연출까지 맡은 연극 ‘스카팽’에는 작가 몰리에르(성원)가 무대에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서로의 아들과 딸을 정략결혼시키기로 한 부르주아 아르강뜨(문예주·이혜미), 제롱뜨(김명기)와 저마다의 사랑에 빠져 부모에 맞서는 자녀들이 갈등하고 화해하는 과정에 꾀 많은 술책가인 하인 스카팽이 개입되면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다.

 

[국립극단] 스카팽(2022) 공연 사진01
연극 ‘스카팽’(사진제공=국립극단)

 

두 사람이 여행을 떠난 사이 아르강뜨의 아들 옥따브(이호철)는 출신이 불분명한 이아상뜨(강해진)와 비밀 결혼을 하고 제롱뜨의 아들 레앙드르(안창현)는 이집트 여인 제르비네뜨(김예은)라는 연인이 있다. 아들 옥따브를 제롱뜨의 숨겨진 딸과 정략결혼시키로 한 아르강뜨는 이아상뜨와의 결혼을 파기하려고 하면서 세대간 갈등이 극으로 치닫지만 각자가 가진 출생의 비밀로 극적인 화해를 맞는다. 

 

연극 ‘스카팽’을 비롯한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화해와 용서를 부르는, 살인죄마저도 대신하려는 헌신적인, 죽음마저도 불사하는 제각각의 모양을 한 사랑이야기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