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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베토벤 명곡에 실린 비밀 그리고 사람을 구원하는 사랑! 뮤지컬 ‘베토벤’

[Culture Board]

입력 2023-01-11 18:30 | 신문게재 2023-01-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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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토벤
뮤지컬 ‘베토벤’(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교향곡 제3번-영웅’ ‘교향곡 제4번’ ‘교향곡 제5번-운명’ ‘교향곡 제6번-전원’ ‘교향곡 제7번’ ‘교향곡 제9번-합창’, ‘피아노 협주곡 제4번’과 ‘피아노 협주곡 제5번-황제’ ‘피아노 협주곡 제14번-월광’ ‘바이올린 협주곡’과 실내악 ‘현악 4중주’ ‘라주모프스키’, 관현악곡인 ‘서곡-코리올란’, 독주곡 ‘피아노 소나타 제23번-열정’….

아들이 모차르트처럼 천재 음악가로 칭송받기를 바라는 성악가 아버지의 혹독한 매질과 폭력, 늘 놀림거리와 조롱거리가 된 외모, 13세에 부궁정 오르가니스트가 된 재능, 번번이 좌절만을 남긴 사랑, 서른 남짓에 사라져 버린 청력 등에도 25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 연주되고 사랑받는 곡들을 써낸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루드비히 반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삶은 그 자체로 드라마다. 

 

뮤지컬 베토벤 르베이 쿤체
뮤지컬 ‘베토벤’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좌)와 작가 미하엘 쿤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그 드라마 같은 삶을 무대에 올린 뮤지컬 ‘베토벤; Beethoven Secret’(2023년 1월 12~3월 2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이하 베토벤)은 어린 시절의 불행한 기억으로 마음의 문을 닫고 고독 속에서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던 베토벤 사후 유품에서 발견된 3통의 편지와 2통의 유서, 그 중 ‘내 불멸의 연인이여’라 칭한 이에게 보내는 편지 한통에서 출발한다.

아직까지도 논의가 이어지는 그 ‘불멸의 연인’과의 사랑을 주제로 한 뮤지컬 ‘베토벤’은 50여년을 함께 하며 ‘모차르트!’ ‘레베카’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등 꾸준히 사랑받는 뮤지컬을 만들어온 작가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가 호흡을 맞춘 신작이다.  

 

뮤지컬 베토벤
뮤지컬 ‘베토벤’ 베토벤 역의 박효신(왼쪽부터), 박은태, 카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쿤체의 설명처럼 “상처입은 영혼, 외로운 사람의 절규”이자 “그런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 인해 구원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11년 전 기획돼 꾸준히 공을 들인 끝에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초연된다. 월드프리미어되는 ‘베토벤’에는 박효신, 박은태, 카이가 베토벤으로 트리플 캐스팅됐고 뮤지컬 ‘베토벤’ 창작진이 ‘불멸의 연인’으로 정의한 안토니 브렌타노는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가 번갈아 연기한다.

뮤지컬 ‘베토벤’에 대해 길버트 메머트(Gilbert Mehmert) 연출은 “쿤체가 영화장면처럼 신을 구성했고 그 안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곡에 집중해 르베이가 록적 요소를 가미했다”고 소개했다.

“타고난 음악적 재능으로 사람들에게 존경 받게 된 베토벤은 록스타”라 표현한 르베이는 뮤지컬 ‘베토벤’의 음악에 대해 “음악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했던 건 원곡의 선율을 가져오는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뮤지컬 베토벤
뮤지컬 ‘베토벤’ 안토니 브렌타노 역의 조정은(왼쪽부터), 옥주현, 윤공주(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그 유명한 베토벤의 원곡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대적이고 스타일리시하게 변주하기 위한 르베이의 작업은 느리고 길게 진행되는 음악적 호흡들은 축소하고 강렬하고 짧은 모티프들은 새로 작곡한 멜로디들로 전환 혹은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작업에 대해 뮤지컬 ‘베토벤’의 음악 수퍼바이저 베른트 스타익스너(Bernd Steixner)는 “처음부터 끝까지 베토벤 원곡을 사용하지만 르베이의 음악적 터치가 동시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비창’으로 알려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8번 C단조 Op.13’(Piano Sonata No. 8 in C Minor, Op. 13 ‘Pathetique’)은 ‘사랑은 잔인해’로, ‘월광’인 ‘피아노 소나타 14번 Op.27-2’(Sonate fur Klavier No. 14 ‘Mondschein’ Op. 27-2)는 토니 넘버 ‘매직 문’으로, ‘교향곡 제7번 A장조’(Symphony no.7 in A major, op.92)는 극의 문을 여는 ‘서곡’으로 변주된다. 

 

이들을 비롯해 ‘운명교향곡’(Symphonie No. 5 ‘Schicksal’ Op. 67), ‘엘리제를 위하여’ 등 베토벤의 명곡들은 르베이의 손을 거쳐 뮤지컬 넘버로 변주돼 김문정 음악감독이 이끄는 40인조 오케스트라에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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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토벤’(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베토벤’의 또 다른 볼거리는 무대다. ‘웃는 남자’ ‘마타하리’ 등으로 해외 창작진까지 감탄하게 했던 오필영 디자이너는 “강력한 이야기와 음악의 힘, 어릴적 성장 환경 때문에 두꺼워진 마음의 벽,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은 그 문을 연 연인, 죽음을 통해 속박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와 변환”을 귀띔하기도 했다.

쿤체와 르베이를 비롯한 창작진들이 입을 모으듯 뮤지컬 ‘베토벤’은 “베토벤 원곡을 살린 음악” 그리고 “사랑보다 깊은, 사람을 구원하는 사랑” 이야기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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