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한때는 평화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도시의 흉물로 전락한 비둘기들이 '유령'처럼 앉아 있다(사진=허미선 기자) |
미우라치오 카텔란(사진제공=리움미술관) |
어느 드넓은 광야를 쉼 없이 달렸을 말은 지친 듯 축 늘어져 천장에 매달려 있다(노베첸토, 1997).
흰 벽으로 둘러싸인 넓은 방 안의 테이블에 고개를 떨군 다람쥐는 한없이 작고 피곤해 보인다(비디비도비디부, 1996). 앞에는 독배일지도 모를 잔이, 바닥에는 권총이 떨어져 있다.
넓은 벽에 테이프로 붙인 바나나 하나는 ‘코미디언’(2019)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브레맨 음악대를 모티프로 한 네 종류 동물들의 표정엔 하나같이,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분노가 서려 있는데 제목은 ‘가족’(1998)이다.
마치 지난해 이태원사태 희생자를 보는 듯,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흰 천으로 덮은 9개의 ‘모두’(2007)는 선뜩하기까지 하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코미디언'(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찰리'(사진=허미선 기자) |
미국 워싱턴 소재의 베트남 참전용사 기념비를 닮은, 1874년 이래 영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패배한 모든 경기를 나열한 화강암 기념비 ‘무제’(1999~)를 통해 전쟁과 축구를 동일 선상에 둠으로서 냉혹한 과열 경쟁, 그 경쟁으로 인해 번번이 말살되는 개인 마다의 다름과 입장 차이 등에 경고를 던진다.
이처럼 예술은 물론 사회, 정치 등 기존의 시스템에 도전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가 하면 죽음, 고단함, 소외 등 개인적 감정이자 인류를 관통하는 주제를 특유의 블랙유머 코드로 승화시킨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그'(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그'(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가족'(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비디비도비디부'(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노베첸토'(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무제'(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어머니'(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아버지'(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WE'(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보이드'(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숨'(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프랭크와 제이미'(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비밀'(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모두'(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 중 '아홉 번째 시간'(사진=허미선 기자) |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 'WE'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