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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언제나 유효한 가치,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아서…뮤지컬 ‘실비아, 살다’와 연극 ‘아마데우스’

[Culture Board] 뮤지컬 ‘실비아, 살다’·연극 ‘아마데우스’

입력 2023-02-08 18:00 | 신문게재 2023-02-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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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데우스 실비아 살다
연극 ‘아마데우스’(왼쪽)와 뮤지컬 ‘실비아, 살다’ 지난 시즌 공연장면(사진제공=페이지원, 공연제작소 작작)

 

시대는 다르지만 위대한 업적을 세우고 천재로 칭송받던 이들의 드라마틱한 삶은 살던 당시에도, 그 이후로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전해 내려오며 주목받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나 그리고 사회가 원하는 모습과 역할의 경계에서 오롯이 스스로 서려고 노력했던 이들의 분투는 지금까지도 가치를 지닌다.

9살 때부터 10년에 한번씩 ‘죽음’을 시도했던 천재시인이자 소설가로 사후에야 작품을 인정받고 퓰리처상을 수상한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와 그를 선망하면서도 질투했던 그 시대의 수많은 음악가 중 한 사람이었던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의 이야기가 뮤지컬로, 연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연극 아마데우스
연극 ‘아마데우스’(사진제공=페이지원)

연극 ‘아마데우스’(2월 12~4월 1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가 공연계의 대모인 이지나 작·연출을 비롯한 이수인 연출, 채한울 작곡가·음악감독, 서병구 안무가 등 베테랑들의 작품이라면 뮤지컬 ‘실비아, 살다’(2월 11~4월 16일 대학로 TOM 2관)는 ‘그와 그녀의 목요일’ 등의 배우이기도 한 조윤지 작·연출과 김승민 작곡가 등 신예 창작진들이 꾸린다.


연극 ‘아마데우스’는 2인자의 심리를 대표하는 ‘증후군’까지 탄생시킨 안토니오 살리에리(김재범·차지연·김종구·문유강,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가 화자가 돼 풀어가는 이야기다.

영국의 극작가 피터 셰퍼(Peter Shaffer) 작품으로 1981년 토니어워즈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연출상, 조명디자인상, 무대미술상까지 다섯 개의 트로피를 휩쓸었으며 1984년에는 동명 영화로 만들어져 8개의 오스카를 거머쥐었다. 한국에서는 2018년 초연된 후 2020년 재연에 이은 세 번째 시즌이다.

죽음을 앞두고서야 애증의 대상이 된 모차르트(이재균·전성우·최우혁)에 대한 선망과 질투, 시기심, 열등감 등을 극복하고 스스로 서는 살리에리의 여정은 경쟁에 내몰려 혹은 주어진 일에 급급해 진짜 자신의 가치를 잃어버린 지금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연극이지만 오케스트라와 코러스 등이 동원돼 다양한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음악을 비롯해 채한울 음악감독이 작곡한 창작곡들이 가미돼 힘을 보탠다. 더불어 천재성으로 모두의 인정을 받으면서도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모차르트에 대한 살리에리의 시기심과 증오를 부추기는 소문을 전하는 작은 바람들(김민철·김예진·김우성·김하나·박소리·임춘길)이 다채로운 재능들을 선보이며 극을 맛깔스럽게 한다. 

 

[차지연] _아마데우스_ 공연사진[제공-페이지원]1
연극 ‘아마데우스’ 지난 시즌 공연장면(사진제공=페이지원)

 

2020년 재연부터 함께 했던 김재범과 차지연을 비롯해 ‘로빈’ ‘용의자 X의 헌신’ ‘랭보’ ‘배니싱’ ‘사의찬미’ 등의 김종구, ‘멘탈코치 제갈길’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설강화’ ‘어나더 컨트리’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등 드라마와 무대를 넘나드는 문유강이 안토니오 살리에리로 분한다. 

 

그의 어두운 단면을 건드리는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영화 ‘교섭’, 드라마 ‘열혈사제’ ‘검사내전’ ‘오! 삼광빌라’ 등과 ‘어쩌면 해피엔딩’ ‘엘리펀트송’ ‘마우스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전성우, 드라마 ‘어사와 조이’, 연극 ‘올드위키드송’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히스토리 보이즈’ 등의 이재균, 뮤지컬 ‘다윈 영의 악의 기원’ ‘프랑켄슈타인’ ‘벤허’ ‘엘리자벳’ ‘번지점프를 하다’ ‘명성황후’ 등의 최우혁이 번갈아 연기한다. 

 

뮤지컬 ‘실비아, 살다’는 8살 때부터 신문에 시를 발표했던 천재시인이자 소설가 실비아 플라스(주다온·박란주·이수정)의 이야기다. 8살 생물학 교수이자 땅벌 연구가였던 아버지의 죽음으로 자살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며 9살 때부터 10년 주기로 ‘죽음’을 시도했고 서른 한살, 세 번째 자살시도로 기어이 오븐에 머리를 박고 세상을 떠난 그의 삶을 담는다.   

 

뮤지컬 실비아 살다
뮤지컬 ‘실비아, 살다’ 지난 시즌 공연장면(사진제공=공연제작소 작작)

 

‘실비아, 살다’는 그가 죽음을 선택하기 한달여 전 출판한 자전적 소설 ‘벨 자’(The Bell Jar)에 썼던 필명 ‘빅토리아 루카스’(주다온·고은영·이지숙)를 캐릭터화해 무대에 등장시킨다. 그의 남편인 테드 휴즈(Edward James Ted Hughes, 문지수·김세환·이규현)는 영국의 계관시인(영국왕실이 영국의 가장 명예로운 시인에게 내리는 칭호)이자 아동문학가였으며 대영제국 훈장 4등급, 메리트 훈장 수훈자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죽음, 남편의 잦은 외도, 유산 등 떠나지 않는 불행에 좌절하면서도 끊임없이 글을 쓰고 작품을 발표하며 스스로를 증명하려 했던 실비아와 빅토리아의 여정은 사회가 원하는 역할과 있는 그대로의 자신 사이에서 분투하는 지금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2020년 아르코-한예종 뮤지컬 아카데미, 2021년 예스24 스테이지에서의 쇼케이스를 거쳐 지난해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사업에 선정돼 초연된 후 두 번째 시즌을 맞는다. 조윤지 작·연출과 김승민 작곡가의 콤비작으로 배우이자 ‘아랑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의 작곡가이며 ‘쓰릴미’ ‘무인도 이야기’ 등의 음악감독인 이한밀이 음악감독으로 함께 한다.  

 

뮤지컬 실비아 살다
뮤지컬 ‘실비아, 살다’ 지난 시즌 공연장면(사진제공=공연제작소 작작)

 

초연에서 실비아로 분했던 ‘어린왕자’ ‘아가사’ ‘알로하, 나의 엄마들’ ‘미드나잇’ 등의 주다온이 실비아와 그 옆을 지키는 미스터리한 인물 빅토리아까지 두 역할 모두를 소화한다. 주다온과 더불어 실비아 역에는 ‘82년생 김지영’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작은 아씨들’ ‘포미니츠’ ‘판’ 등의 박란주와 ‘알로하, 나의 엄마들’ ‘에곤실레’ ‘모딜리아니’ ‘올모스트메인’ 등의 이수정이 트리플캐스팅됐다.

빅토리아 역에는 주다온을 비롯해 ‘어쩌면 해피엔딩’ ‘여신님이 보고 계셔’ ‘키다리 아저씨’ ‘라흐 헤스트’ ‘난세’ 등의 이지숙과 ‘번지점프를 하다’ ‘킹키부츠’ ‘또! 오해영’ 등의 고은영이 새로 합류했다. 

 

실비아의 삶에 지독히도 영향을 미친 남편 테드 휴즈와 아버지 오토 플라스는 초연을 함께 했던 ‘맘마미아’ ‘백범’ ‘맨 오브 라만차’ ‘모래시계’ 등의 문지수와 ‘빵야’ ‘엔젤스 인 아메리카’ ‘기후비상사태’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스웨트’ 등의 김세환, 드라마 ‘고스트닥터’ ‘공작도시’, 연극 ‘여기에는 메데이아가 없습니다’ 등의 이규현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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