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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헨리 8세의 전부인 아닌 오롯이 나, ‘불행 경연’으로 시작해 ‘메가 식스’로! ‘식스 더 뮤지컬’

[Culture Board] 식스 더 뮤지컬

입력 2023-03-08 18:00 | 신문게재 2023-03-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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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 더 뮤지컬
헨리 8세의 여섯 왕비 이야기를 다룬 ‘식스 더 뮤지컬’(사진제공=아이엠컬처)

 

그 시작은 ‘불행 경연’이었다. 16세기 잉글랜드 왕국 튜더 왕조의 절대군주였고 영국 해군의 창시자였으며 종교개혁, 영국 국교회 수립, 정치적 중앙집권화 등을 이룬 반면 초호화 왕실생활, 과도한 화폐 발행, 인플레이션, 공유지의 사유재산화 등 과(過)도 만만치 않은 헨리 8세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사실은 6명의 왕비다.

영국의 정체성을 확립한 왕이면서도 ‘결혼 스캔들’로 더 유명한 헨리 8세의 첫 왕비 아라곤의 캐서린부터 캐서린의 시녀 출신인 앤 불린, 헨리 8세가 가장 사랑했던 제인 시모어, 왕비로 궁에 들어갔지만 외모 때문에 ‘왕의 누이’가 된 클레베의 앤, 그의 시녀였던 캐서린 하워드 그리고 마지막 왕비 캐서린 파까지 6명의 왕비 이야기가 ‘식스 더 뮤지컬’(3월 10~26일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로 무대에 오른다.

식스 더 뮤지컬
헨리 8세의 여섯 왕비 이야기를 다룬 ‘식스 더 뮤지컬’(사진제공=아이엠컬처)

500여년 전 이혼과 참수, 병사 등으로 고통 받은 아라곤(Aragon, 클로이 하트), 불린(Boleyn, 제니퍼 콜드웰), 시모어(Seymour, 케이시 알-셰크시), 클레페(Cleves, 제시 나일즈), 하워드(Howard, 레베카 위크스), 파(Parr, 알라나 마리아 로빈슨)는 누가 더 불행했고 헨리 8세에게 고통받았는지 노래로 펼쳐 보이며 ‘경연’을 벌인다. 

 

가장 고통받았던 최후의 1인을 가려 리드보컬로 내세우기로 한 여섯 여자들의 ‘불행 경연’은 흡사 걸그룹 오디션을 방불케 한다.


6명의 왕비들은 시대를 풍미했던 팝 스타들을 모티프로 캐릭터화해 록, 팝, 힙합,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선사한다. 

아라곤은 비욘세와 샤키라, 불린은 에이브릴 라빈과 릴레 알렌, 시모어는 아델과 시아, 클레페는 리한나와 래퍼 니키 미나즈, 하워드는 아리아나 그란데와 브리트니 스피어스, 파는 앨리샤 키스에서 영감받아 캐릭터화한 인물들이다. 

‘식스 더 뮤지컬’ 관계자에 따르면 “아라곤, 시모어, 클레페, 파는 각 캐릭터의 넘버가 해당 가수들이 부르는 곡 장르와 비슷하다”며 “불린은 자유롭고 반항적인 무드가 록과 어우러지고 하워드는 가십으로 소비되는 팝스타의 모습이 캐릭터와 닮아 있다. 더불어 하워드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트레이드 마크 같은 포니테일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어 관계자는 “캐릭터별로 솔로곡이 있어서 한명이 노래를 부르면 5명은 뒤에서 백보컬과 댄스를 담당하며 시종일관 무대를 지킨다”고 귀띔했다.

오프닝 넘버 ‘Ex-wives’와 아라곤의 ‘No Way’, 불린의 ‘Don’t Lose Ur Head’, 시모어의 ‘Heart of Stone’, 클레페의 ‘Get Down’, 하워드 ‘All You Wanna Do’, 파의 ‘I Don’t Need Your Love’ 솔로 넘버를 비롯해 왕실화가였던 한스 홀바인이 클레페의 초상화를 그리는 과정을 담은 단체곡 ‘Haus of Holbein’ 그리고 엔딩곡인 ‘Six’에서 이어지는 커튼콜 곡 ‘The Mega Six’까지 10곡의 넘버로 꾸려진다.

식스 더 뮤지컬
헨리 8세의 여섯 왕비 이야기를 다룬 ‘식스 더 뮤지컬’(사진제공=아이엠컬처)

 

‘Ex-wives’로 서로 비교하고 경쟁하며 ‘불행 경연’을 펼치던 6명의 여자들이 ‘헨리 8세의 여섯 부인’ 중 하나로 존재하는 것을 거부하고 아라곤, 불린, 시모어, 클레페, 하워드, 파라는 한명의 인간, 나로 오롯이 존재하며 연대해 ‘The Mega Six’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는다. 

‘식스 더 뮤지컬’ 관계자는 “극 중 ‘마이크와 펜을 손에 들고 역사를 바로 잡겠다’는 가사처럼 억압을 극복하고 함께 연대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저마다가 이야기를 지닌 한명의 주인공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귀띔했다.

 

‘식스 더 뮤지컬’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동문으로 교내 뮤지컬 소사이어티에서 활동하던 토비 말로우(Toby Marlow)와 루시 모스(Lucy Moss)가 의기투합해 2017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첫선을 보인 후 오프 웨스트엔드, UK 투어 끝에 2019년 웨스트엔드에 정식 데뷔했으며 2020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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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 더 뮤지컬' 한국어 프로덕션 출연진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라곤 역의 손승연과 이아름솔, 불린 김지우와 배수정, 시모어 박혜나와 박가람, 파 유주혜와 홍지희, 하워드 솔지와 김려원, 클레페 김지선과 최현선(사진제공=아이엠컬처)

비영어권에서의 공연은 한국이 처음인 ‘식스 더 뮤지컬’은 오리지널 공연에 이어 31일부터는 한국어 라이선스 프로덕션이 무대에 오른다. 레플리카(원작 그대로 옮기는)로 공연되는 한국어 버전 출연진은 관계자의 전언처럼 “모두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대단한 가창력의 소유자들”이다. 

아라곤 역에는 손승연과 이아름솔, 불린은 김지우와 배수정, 시모어는 박혜나와 박가람, 클레페는 김지선과 최현선, 하워드는 김려원과 솔지, 파는 유주혜와 홍지희가 더블캐스팅됐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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