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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셰일업체 절반, 연내 파산·매각… 벌써 20곳 문 닫아

입력 2015-04-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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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 여파로 미국 내 셰일 업체 수가 빠르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블룸버그 통신은 22일(현지시간) 프래킹(fracking·수압파쇄법)으로 셰일가스를 채취하는 미국 내 업체 41곳 중 절반 이상이 올해 안에 도산하거나 매각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은 비OPEC(석유수출국기구) 국가 가운데 셰일 자원 채굴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다. 올 초만 해도 미국 프래킹 서비스 업체 수는 61곳에 이르렀다. 1분기가 지나면서 이미 20곳 정도 줄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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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에서 셰일에너지업체 엔도버 에너지 리소스 소속 노동자들이 셰일 암석에서 드릴로 채굴 작업을 하고 있다.(블룸버그=연합)


프래킹은 화학제품과 모래 등이 혼합된 물질을 고압으로 분사해 바위를 파쇄한 다음 셰일 원유(퇴적암 속에 갇혀 있는 원유)를 시추하는 방식이다. 환경파괴 논란이 일기도 하지만 산유국이 아니어도 대체 자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호주 중심으로 셰일 오일 붐이 일었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국제 유가 급락 현상이다. 지난해 6월부터 석유와 가스 가격은 50% 이상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55달러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미국 셰일 오일은 배럴당 40~70달러의 다양한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어 투자금을 겨우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낮은 유가 때문에 자연스레 프래킹 서비스 요금 인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천연자원 전문 커뮤니티 리그존(Rigzone)에 따르면 올해 프래킹 비용은 전년 대비 32%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치(24% 하락)를 웃도는 수준이다. 추가 요금 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대형 석유업체들의 투자 축소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 내 사업 부문인 팩웨스트에 따르면 국제유가 하락 이후 글로벌 석유 업체들이 축소한 석유개발 프로젝트만 해도 1000억 달러 규모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내 프래킹 업체 3위인 베이커휴즈가 경영 어려움을 겪으면서 2위 업체인 핼리버튼에 346억 달러에 팔린다는 소식도 나왔었다. 하지만 프래킹 업체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인수하려는 쪽과 회사를 내놓는 쪽의 온도 차이 때문에 실제 거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6월부터 시행될 채굴 규제 시행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정부 소유지에서 채굴하는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셰일 원유 채굴을 규제할 방침을 정했다. 법안에 따르면 프래킹 기법으로 채굴하는 기업들은 프래킹 개시 전 30일 내에 물에 섞는 화학 물질을 공개해야 한다. 오염수 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유정 구조도 바꿔야 한다. 2013년부터 추진해온 제재 법안이 발효를 불과 두 달 앞둔 상태에서 연쇄 도산이 일고 있는 셈이다. 한편, OPEC은 “올해를 기점으로 오는 2018년에는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었다.

문은주 기자 joo071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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