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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유병재 "운 몰아 쓴 느낌… '식스맨'과도 바꾸지 않을래요"

[人더컬처] 테이블 닦던 막내서 스타작가로… tvN '초인시대' 작가 겸 주연배우 유병재

입력 2015-05-06 09:00 | 신문게재 2015-05-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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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초인시대’의 유병재 작가(사진제공=tvN)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웃기는 남자의 소원은 “대본 쓸 시간 갖기”다. 

 

 

몇 달 전까지 테이블을 닦던 막내에서 여러 작가들을 통솔하는 작가 겸 주연배우가 되다 보니 ‘엉덩이 붙이고 앉아’ 대본을 쓸 여유가 전혀 없단다. 

 

“갑자기 메인이 돼서 불안하지 않냐고요? 전혀요.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그런데 말이 메인이지 노예처럼 부려지는 것 같아요.”

한없이 송구스러운 표정으로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발언을 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예능 1인자 유재석마저도 녹다운시켰던 MBC ‘무한도전’ 속 모습 그 자체다. 

 

tvN ‘초인시대’의 작가 겸 개그맨 유병재(27). 밤샘 대본 작업과 촬영을 마친 뒤 새빨간 토끼눈을 한 그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사옥에서 만났다.

 

 

지난해 tvN ‘SNL코리아’의 극한직업-매니저편으로 다수의 마니아를 거느리는가 싶던 그는 대한민국 방송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에 올랐다.

 

그의 말마따나 불과 몇 달 전까지 막내 작가였던 그는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을 받는 스타 작가로 고속성장했다. 주눅 든 어깨와 노랗게 염색한 헤어스타일, 그에 대조되는 강렬한 수염은 유병재를 상징하는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여세를 몰아 그가 대본을 쓰고 직접 출연 중인 tvN ‘초인시대’는 20대의 성장통을 담은 일종의 코믹드라마다. 최근 시청률이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유병재 특유의 ‘병맛’ 코드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병재는 극중 애인은커녕 친구 하나 없는 복학생이지만 갑자기 생긴 초능력으로 취업은 물론 사랑까지 쟁취하고자 하는 ‘유병재’를 연기한다. ‘극한매니저’ 때와 마찬가지로 연민이 갈 만큼 지질하다. 

 

오죽하면 유병재 팬들 사이에서 ‘성지설’(사람의 본성은 지질하다)이라는 말까지 돌 정도다. 그러나 “지질한 모습이 웃음 포인트가 될 줄 알았는가”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내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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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초인시대’의 유병재 작가(사진제공=tvN)

“지금에 와서 지나온 것들을 되새겨보면 제가 의도한 것보다 타인의 해석이 잘 맞아떨어진 경우가 많았어요. 저는 원래 자학코드가 있었는데 시기적으로 운이 좋았고 극한 매니저 역시 갑을논쟁이 심해질 때 인용되면서 인기가 높아졌죠.” 


그는 자신의 높아진 인기 역시 따지고 보면 ‘운’이 좋았다고 강조한다. 개그맨 시험을 통과한 것도 아니고 방송국에 연줄이 있던 것도 아닌데다 우울하고 낯을 가리는 성격 때문에 적지 않게 욕을 먹기까지 했단다.

 

“정상적인 루트로 작가나 개그맨이 되기 어려웠어요. 개그맨이 되고 싶어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는데 스마트폰 보급으로 저같은 놈이 나올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됐잖아요. 요즘은 제 운을 몰아 쓰고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이 잘나서 바쁜 게 아니라 첫 단추를 잘못 끼워서 바빠졌다는 유병재. 이 행복한 스케줄이 때로 그에게 유쾌한 스트레스를 안기지만 지금은 ‘무한도전’의 식스맨과도 바꾸지 않을 정도로 행복하다는 이 남자는 마지막까지도 반전 매력을 안긴다. 

 

“지금이 너무 좋아요. 그런데 페이 조절, 옷 갈아입는 것도 제가 다해서 너무 힘들어요.” 가히 유재석이 무릎 꿇을 만하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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