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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손 안으로 들어온 '웹콘텐츠', 아직 갈길이 멀다

신서유의 성공, 웹콘텐츠의 대중화, "해외는 '웹시리즈'로 불려, 용어부터 바뀌어야"
TV캐스트의 영향력은 절대적, 하지만 여기에 의존해선 안돼

입력 2015-09-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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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드라마로 대표되는 웹콘텐츠 시장이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나영석 PD가 제작해 인터넷으로 공개된 ‘신서유기’는 지난 4일 공개 후 통합 조회 수 2500만을 돌파했다.

 

업계에선 웹콘텐츠가 다양해지고 ‘웹 예능’이란 새로운 장르가 탄생했다고 입을 모은다.

 

주로 마케팅용으로 소비되던 웹드라마도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회당 짧게는 5분에서 길게는 30분까지 웹드라마 제작사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구성으로 바쁜 현대인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이같은 콘텐츠는 지하철과 버스에서 간단히 볼 수 있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인터넷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  

 

 

관련 업계는 웹콘텐츠 시장이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엔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고 지적한다.


◇웹드라마 아닌 ‘웹시리즈’, 글로벌 용어로의 통일이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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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0, 31일, 제1회 케이웹페스트가 열렸다.(사진=케이웹페스트 공식페이스북)


지난 7월 아시아 최초 웹시리즈(웹드라마, 예능, 코믹, 호러, 먹방 등을 포함하는 용어) 페스티벌 ‘케이웹페스트’가 서울에서 열렸다.

 

한국의 웹드라마 27편을 포함한 국내외 작품 97편이 소개되는 행사로 세계 최초 웹시리즈 페스티벌인 ‘LA웹페스트’와 협력해 서울에서 첫 행사를 출범했다. 

 

행사를 진행한 강영만 재미교포 영화감독이자 집행위원장은 “우리 웹콘텐츠가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용어가 바뀌어야 한다. 해외는 웹으로 유통되는 모든 콘텐츠를 ‘웹시리즈’라고 부른다. 지금처럼 웹드라마, 웹예능으로 나누는 것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전체를 아우르는 용어를 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어 “인터넷의 가장 큰 장점이 전세계가 바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다. 잘만 활용하면 K-팝을 잇는 또 다른 한류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그런데 국내 현실은 네이버 TV캐스트와 같은 포털사이트로만 소비되는 구조다. 이러한 플랫폼 덕분에 여러 웹콘텐츠가 국내에 유통되고 있지만 글로벌시장 진출은 쉽지 않다. 케이팝을 아는 몇몇 외국인은 우리 웹시리즈에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케이웹페스트가 있기 전까진 국내에 웹시리즈가 있다는 사실 조차 몰랐다”고 덧붙인다. 


◇TV캐스트 덕분?, TV캐스트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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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다양한 웹콘텐츠를 제공하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 TV캐스트. (사진 제공=네이버 화면 캡처)

강 집행위원장의 지적대로 국내에서 제작되는 웹콘텐츠는 주로 포털 사이트 네이버 TV캐스트로 유통된다. 그 덕분에 콘텐츠를 제작하는 제작사는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자신의 영상을 노출시킬 수 있다. 

 

플랫폼을 제공하는 네이버는 우수한 콘텐츠로 이용자를 끌어들인다. 보통 뷰당 2원이 제작사에 돌아간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해 제작사는 영상을 보기 전 나오는 광고나 PPL(영상 중간에 브랜드를 노출시는 마케팅) 같은 형태로 수익을 보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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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필름이 제작한 웹드라마 ‘복면취업왕’ (사진 제공=페이퍼필름)

  

웹드라마 ‘복면취업왕’, ‘취업전쟁’ 등 2030대 청년의 공감을 사는 드라마를 주로 만드는 제작사 페이퍼필름은 웹드라마란 용어가 만들어 지기 전 인 2012년부터 인터넷용 드라마를 제작했다. 현재는 TV캐스트를 통해 안정적인 영상을 유통 중이다.

 

페이퍼필름의 강민구 대표는 “현재 시장에서 이용자가 많은 TV캐스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그나마 이것(TV캐스트)이 있기에 우리 콘텐츠를 공급하고 대중을 만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광고 수익이 발생한다”며 “제작사는 좀 더 큰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많은 제작사가 국내 수익이 충분하지 않아 중국으로 진출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중국으로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국내와 달리 해외시장은 넷플릭스 같은 웹콘텐츠 전문 배급 사이트가 활성화돼있다. 세계 온라인 시장을 지배하는 아마존도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에 뛰어들면서 웹콘텐츠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내년이면 넷플릭스가 국내에 공식 진출한다. 한국 진출 성공을 위해 넷플릭스는 기존 콘텐츠 대부분에 한국어 자막 서비스를 지원한다. 한류 콘텐츠가 아시아로 진출할 수 있게 한국과 동시에 홍콩, 대만, 싱가포르에서도 서비스를 실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이 되면 웹콘텐츠가 우리 플랫폼이 아닌 넷플릭스로 해외유통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우리 콘텐츠에 대한 주도권을 해외에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마케팅 아닌 작품성 있는 웹콘텐츠 제작이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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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 (사진 제공=SM엔터테인먼트)

 

웹콘텐츠의 작품성은 플랫폼 확보와는 별도로 또 다른 핵심 경쟁력이다. 유료로 서비스되는 넷플릭스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하우스 오브 카드’ 등 대가를 지불하고서라도 보고 싶은 콘텐츠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반면 국내 웹드라마의 용도는 마케팅과 순수 창작물, 두 종류로 갈린다.

 

연예 기획사는 소속 배우와 가수를 다양한 방법으로 노출시키기 위해 웹드라마를 제작한다. 기획사로선 소속 배우나 아티스트를 알리고 TV 진출 전 연기실전 연습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1석 2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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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헤어졌어요’ (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는 가수 산다라박과 강승윤이 출연한 웹드라마 ‘우리 헤어졌어요’를 제작했고 SM엔터테인먼트는 제목에 소속 가수 이름을 넣은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를 방영 중이다. 

 

최근에는 개인방송 채널 ‘V앱’도 생겼다. 이곳에선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스타의 솔직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출시과 동시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스타들이 출연하는 건 시장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작품성이 뒷받침되지 못한 웹콘텐츠는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강영만 집행위원장은 “케이웹페스트에 소개된 작품 중 해외 팬에게 좋은 반응이 나온 것은 순수 창작물이었다. 그 완성도는 아직 부족하지만 인터넷 환경에 어울리는 독창성이 있었다”며 “국내 웹콘텐츠의 작품성을 높이기 위해 케이웹페스트 같은 축제가 필요하다. 해외에도 여러 웹페스트가 있다. 제작사는 그런 곳에 꾸준히 웹콘텐츠를 출품하면서 작품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신서유기’는 새로운 실험의 장으로 웹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다. 네이버 관계자도 “‘신서유기’는 한회 300만 재생수를 기록하며 회제가 됐다. TV캐스트가 보유하는 영상이 많아 전체적인 수치에 큰 변화가 없지만 이용자의 만족도는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 앞으로도 다양한 영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다. 웹콘텐츠의 다양화와 대중화, 이제는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때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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