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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스물하나 동갑내기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와 안재모, “아줌마 같은 동욱이 될 준비 됐어요"

[Pair Play 인터뷰] 안재모와 김견우, 스물한 살 창작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로 형제되다!

입력 2016-04-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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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부터 이방원까지 남성적이고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하던 안재모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이하 사비타)에서 시시콜콜 잔소리를 해대고 요리법을 줄줄 읊는가 하면 여동생들 속옷빨래까지 마다 않는 ‘아줌마’ 같은 큰 오빠 정동욱으로 변신한다.

비주얼 록밴드 트랙스의 보컬이며 연기자 전향 후 대통령 아들, 기업후계자 등 귀한(?) 신분을 주로 연기한 제이 김견우(이하 김견우)는 한때의 반항기로 가출했다 만신창이가 돼 7년만에 집으로 돌아온 막내 정동현으로 무대에 오른다.

안재모와 김견우는 드라마 ‘객주’에서도 친척 형·동생으로 출연한 바 있다. 당시에는 김견우가 형이었고 안재모가 동생이었다. 묘한 인연으로 얽힌 두 사람은 뮤지컬 ‘사비타’에서 형 동욱과 동생 동현으로 다시 형제가 됐다. 



◇변신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랑은 비를 타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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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모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동생들을 위해 꿈도 사랑도 포기한채 살아가는 형 동욱을 연기한다.(사진=양윤모 기자)

 

“남경읍·남경주·최정원 선배의 초연을 보고 나중에 제가 뮤지컬을 하게 되면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작품이에요.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즐기며 연습 중이죠. 동욱이는 수더분한 아줌마 같은 캐릭터예요. 저는 준비가 됐는데 제 TV연기 이미지 때문에 동화를 못하시는 건 아닐까 걱정이 돼요.”

올해로 스물한 살이 된 창작뮤지컬 ‘사비타’의 힘은 그렇다. 외국계 기업의 해외 광고촬영 일정이 조율이 안되면 그 광고비를 고스란히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안재모는 ‘사비타’를 택했다. “저도 데뷔한 지 21년째”라며 친한 친구를 만난 양 반가워한다.

‘사비타’는 ‘친구’(2013), ‘셜록 홈즈’(2014~2015)에 이은 안재모의 세 번째 뮤지컬이다. 어렸을 때부터 뮤지컬을 하고 싶었고 음반을 발매할 정도로 노래 좀 하는(?) 그에겐 꽤 늦은 뮤지컬 데뷔였다.

“뮤지컬 출연 기회는 좀 있었지만 선뜻 나서지를 못했어요. 드라마는 NG나면 다시하면 되는데 무대 위는 NG가 없잖아요. 틀리는 걸 너무 싫어해요. 100신을 찍으면 대사NG는 한두번? NG내는 게 너무 치욕스럽고 배우 자질의 문제로까지 생각이 들 정도였죠.”

작품에 올인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그의 강박에 가까운 완벽주의는 그를 2013년에야 무대에 세웠다. ‘사비타’는 안재모 뿐 아니라 프로듀서 정유란, 김명환 연출, 최인숙 안무가, 동생 동현 역의 박유덕 등이 뮤지컬 꿈을 키우게 한 남다른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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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잔소리를 해대고 요리법을 줄줄 읊는가 하면 여동생들 속옷빨래까지 마다 않는 ‘아줌마’ 같은 큰 오빠 정동욱으로 변신한 안재모.(사진제공=문화아이콘)

 

“넘버가 너무 좋아서 더 욕심이 생겼어요. 특히 ‘아무도 오지 않는 밤’은 동욱 고유의 명곡이죠. ‘사비타’는 연극적 요소가 많아서 더 하고 싶었죠.”

사실 안재모의 면면은 형 동욱보다는 동생 동현의 캐릭터에 더 잘 어울려 보이기도 한다. 초연 관람 당시 그가 연기하고 싶던 캐릭터 역시 동현이기도 하다. 동현 역은 초연의 남경주를 비롯해 엄기준, 오만석, 박건형, 김무열, 송창의, 신성록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스타들이 스쳐간 캐릭터기도 하다.

“동욱의 외로움을 아픔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캐릭터에 빠져서 장면이 주는 느낌 그대로 표현하려고 해요. 자꾸만 욕심이 생겨서…. 마지막에 동현이랑 동욱이가 함께 피아노 완주를 하는 신을 위해 피아노까지 샀어요. 매일 연습 중이죠. 처음에는 손도 아프고 그랬는데 이제는 안보고도 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어요. 집에 손님들이 오면 들려주기도 하죠.”

'동욱 배우들 중에는 제일 잘 연주하는 수준'라며 자신감을 드러내는 안재모는 현재는 연주할 수 있는 노래가 이 한곡 뿐이지만 연기를 위해 피아노를 치다 보니 매력을 느껴 제대로 배워볼까 싶기도 하단다.


◇보이진 않아도 클로즈업 촬영을 하는 듯 디테일한 표정 연기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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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전병욱 배우 같은 모습이지만 마음만큼은 이동준 배우같은 동욱을 보여주겠다는 안재모.(사진=양윤모 기자)

엄한 큰형 같은 전병욱, 진짜 아줌마 같은 이동준의 동욱과 다른 점에 대해 안재모는 “굳이 다르게 보이려 하지 않아도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마음으로 동생을 정말 아끼는, 겉으로는 전병욱 배우 같은 모습이지만 마음만큼은 이동준 배우같은 동욱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전혀 다른 배우들의 개성이 고스란히 묻어나니 조합별로 같을 수가 없는 동욱과 동현이 될 것이라는 안재모는 디테일한 표정 연기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무대 위의 연기는 디테일한 표정이나 감정 표현 등이 간과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클로즈업이 익숙한 TV연기를 주로 하다 보니 그런 부분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관객들에게 잘 보이지는 않더라도 디테일한 표정 연기는 마음의 변화나 감정 변화를 보다 자연스럽게 하거든요. 함께 연습하는 배우들에게도 얘기해주고 싶지만 각자의 개성도 중요한 터라 함부로 조언을 하기도 어려워 일단은 솔선수범 중이죠.”

안재모는 동생을 연기하는 박유덕, 김견우, 원성준, 은경균 등 배우들에 대해 “동생들은 동생들답게 연기하고 있다. 정말 철딱서니 없게. 정말 한대 쥐어박아주고 싶을 정도로 성질도 잘낸다”며 “동생을 한없이 사랑하는 동욱이 입장이어야 하는데 어떤 때는 불뚝 불뚝 ‘이놈들!’ 하고 싶을 때가 있을 정도”란다.

안재모는 동현을 연기하는 배우들에 대해 “박유덕은 자유분방함이, 원성준은 멋을 부릴 줄 아는 성격이 묻어난다. 견우는 겉으로는 완벽한데 맹한 구석이 있는데 연기할 때도 그렇다. 막내 은경균은 아직도 애 같은 모습이 남아 있다”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반항적이고 남성적 이미지의 안재모, “이제는 좀 편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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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모는 동욱을 연기하면서 자신이 자꾸만 떠오른다고 털어놓았다.(사진=양윤모 기자)

 

“배우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우여곡절을 겪다 보니 상황을 즐기기 시작했어요.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말이 많아졌고 오지랖도 넓어졌죠. 예전엔 정말 과묵형이었데 이제는 어디 가면 조용히 좀 하라고 퉁바리들이에요. 아줌마가 돼 가고 있죠.”

17세에 가족에게서 독립했고 열여덟부터 방송일을 시작한 안재모는 동욱을 연기하면서 자신이 자꾸만 떠오른다고 털어놓았다.

“요즘 너무 외로움을 느끼거든요. 일 끝나고 집에 가면 애들이랑 집사람은 자고 있고 저는 또 그들이 깨기 전에 나오거든요. 어쩌다 얼굴 보는 날은 오라고 해도 오지도 않고…. 나는 투명인간인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이에 그는 부산의 부모와 형들을 생각하는 시간이 늘었다. 4형제의 막내, 게다가 무뚝뚝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부산 남자들이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며 지내던 부모와 형들에게 ‘사비타’를 하면서 연락하는 회수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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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안재모.(사진=양윤모 기자)

“저는 이제 즐거운 작품을 하고 싶어요. 드라마든 영화든 무대든 틀은 상관없어요. 즐겁게 촬영하고 연기할 수 있은 현장과 작품이면 돼요. 몇몇의 과한 욕심으로 스트레스 받으면서 일하기 싫어요. 서로 조금만 욕심을 버리면 즐거운 현장이 될 수 있거든요. 저에게는 현장이 평생직장인데 이왕이면 즐겁게 일하고 싶어요.”

단 한번의 대사 NG도 스스로 참지못하고 자학(?)을 하고 잠시의 틈도 허용하지 못해 자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닦달해대던 안재모는 이제 좀 여유로워졌다.

“어렸을 때는 촬영 신의 시간차가 크면 난리나리였어요. 근데 요즘은 한신 찍고 (텀이 길어지면) 사색하거나 차 한잔을 즐겨요. 잠도 자고 영화도 보고 여가를 즐기죠. 기다리는 시간도 즐길 줄 아는 노하우가 생기니 모든 게 즐거워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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