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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과주의' 임원인사…‘이재용 친정체제’ 구축 본격화

입력 2017-11-16 17:24 | 신문게재 2017-11-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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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6일 정기 인사에서 부사장 27명, 전무 60명, 상무 118명 등 총 221명의 승진을 단행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옥중인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매출 70%를 책임진 DS부문에서만 99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연합)

 

삼성전자가 16일 단행한 임원인사를 끝으로 고강도 인적쇄신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인사에서는 옥중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친정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들이 포착됐다. 부친 세대의 인사들이 대거 2선으로 물러나는 동시에, 이 부회장의 주변인물이 대거 수면 위로 떠오른 점이 핵심이다. 이와함께 부사장급 이상의 핵심 임원들도 최대 60세를 넘지 않는 ‘젊은 인재’ 중심으로 채워졌다.

이날 임원인사를 통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부사장 27명, 전무 60명, 상무 118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5명 등 총 221명이다. 이는 과거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13년 말(227명) 이후 최대 폭이다. 이처럼 인사규모가 커지는 데는 지난해 정기인사를 건너뛴 것을 비롯해, 최근 증폭된 조직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의도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은 삼성 특유의 ‘성과주의’ 원칙이다. 삼성전자가 올 들어 매분기마다 ‘최대 실적’을 새로 써나가고 있는 만큼, 인사규모도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은 99명의 승진자를 배출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아울러 연차가 짧은 부장을 상무로 승진시키는 발탁승진자도 DS부문서만 지난해(4명)보다 3배나 커진 12명을 배출했다.

이같은 ‘성과주의’ 기조는 여성 임원 인사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이번에 신규 신임된 여성임원은 7명으로, 최근 4년간 최대 규모다. 여성 임원 승진자를 배출한 사업부도 DS사업부문(3명)에 집중됐다. 이어 CE(소비자가전)사업부문 2명, IM(IT모바일)사업부문, 1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고졸 출신’의 전무도 탄생했다. 김주년 전무는 지난 1986년 9월 고졸 제조직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25년 만에 상무에 올랐고 6년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무선 하드웨어 개발 분야서 새로운 유저인터페이스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적용한 차별화된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임원 인사서도 지난번 사장단 인사에 이어 ‘세대교체’ 흐름이 명확히 이어졌다. 부사장 승진자 평균 나이는 54세로 젊어졌다. 최연소 부사장 승진은 이돈태 부사장으로, 1968년생이다. 이외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벤처투자 등 삼성의 전자계열사들도 일제히 ‘젊은 임원’ 중심의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부친 세대와 결별하면서 본격적인 친정체제를 확립하게 됐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후임으로 이사회 의장에 내정된 이상훈 사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향후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현실에 옮겨 이 부회장의 보폭에 맞춘 ‘뉴 삼성’을 그려나간다. 향후 전자 계열사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사업지원 TF’ 수장도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지목되는 정현호 사장이 위촉됐다. 그간 삼성의 홍보를 총괄해왔던 이인용 사장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백수현 부사장이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이번 인사를 끝으로 삼성전자는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 과정 역시 정 사장이 이끄는 ‘사업지원 TF팀’이 주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이 이끄는 ‘뉴 삼성’의 색채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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