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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기억의 밤' 김무열, "연기로 만족해본 적 없다"

[人더컬처]

입력 2017-11-29 07:00 | 신문게재 2017-11-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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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 인터뷰8
영화‘기억의 밤’의 김무열.(사진제공=)

 

완벽한 형제에게 균열이 생겼다. ‘기억의 밤’은 19일만에 납치됐다 돌아온 형 유석(김무열)과 그를 의심하게 되면서 가장 안락해야 할 가족이란 울타리의 진실을 파헤치는 진석(강하늘)의 이야기다.

장항준 감독의 9년만의 신작으로 김무열은 집안의 든든한 장남이자 자상한 형, 이공계와 예술계를 사로잡는 두뇌와 감성을 지닌 유석을 연기했다. 스릴러로 시작해 잔혹한 진실과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내달리는 ‘기억의 밤’에서 가장 변화무쌍한 인물이다.

“이야기를 추적하는 건 동생이지만 형 유석의 트라우마가 더 클 거란 생각으로 접근했어요. 드라마를 끌고 가는 캐릭터죠. 트라우마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던 게 큰 도움이 됐어요. 배우로서는 도전이기도 하고 평소 하고 싶었던 캐릭터라 후회는 없습니다.”

김무열 인터뷰
영화‘기억의 밤’의 김무열.(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 엠)

김무열은 배우로서 호불호가 확실한 배우다. 모호한 말로 상황을 피하지 않고 당장 욕을 먹더라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그는 “잠깐 나오는 테니스 장면을 위해 두세달 걸리는 서브를 며칠만에 익히고 쪽대본을 받아서 생전 처음 듣는 양자 물리학 단어를 외어야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더불어 1997년 대한민국을 얼어붙게 만든 IMF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찍으며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그 시대를 겪지 않거나 어렸던 사람들은 영화 속 상황들이 과장되고 비현실적이지 않냐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그때보다 경제 성장률이 더 낮았던 때인데도 말이죠. 개인적으로 집안에 빨간 딱지가 붙고 부동산이 폭락하는 경험을 해서 더욱 와닿았던 현장이었어요. 게다가 뭔가 결속력이 남다른 현장이랄까. 표준계약서가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다들 뭔가 하나라도 더 하려고 했어요. 애정이 넘쳐났죠. 같이 만들어간다는 쾌감이랄까요.”

영화는 김무열을 통해 그 당시 암울했던 국가의 비극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김무열은 “영화를 찍으면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많이 생각났다. 너무 투영되고 겹쳐지는 역할이어서 눈물도 나더라”며 “언론에서는 유석이 선악을 넘나드는 캐릭터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너무 불쌍하고 아픈 사람이었다”며 역할에 대한 애착을 숨기지 않았다.

“유석이란 캐릭터는 인간 김무열에게도 남달라요. 그를 통해 본 인간 군상이 여전히 아프거든요. 개인적으로 저는 부조리한 사회에서 비극적 결말을 맺은 두 남자의 이야기라고 관객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배우로서 사는 게 행복해요. 무대 위에서나 카메라 앞의 차이는 있겠지만 연기는 오래오래 할겁니다. 만족이란 걸 해 본적은 없지만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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