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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달러부채 규모 사상최대…美긴축행보로 뇌관될까

기업들, 양적완화시 저금리에 사업자금 달러로 조달
전세계 기업 달러부채 2017년말 2경2519조원 규모
美물가상승률↑·감세안과 재정 지출 확대…연준 정책 주목
달러화 강세 전환시 재정 부담 늘어나

입력 2018-02-19 11:02 | 신문게재 2018-02-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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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POWELL FEDERAL RESERVE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취임 선서를 한 제롬 파월(왼쪽) 신임 의장. (EPA=연합)

 

세계 기업들의 달러화 표시 부채 규모가 사상 최대로 늘어나면서,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행보로 기업 재정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의 집계를 인용해 전 세계 기업(금융기관과 공기업 제외)이 은행과 기관투자자로부터 달러로 빌린 부채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21조856억 달러(약 2경2519조4208억원)로 사상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미국 외 각국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 표시 부채는 전체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5조9150억 달러(약 6317조2200억 원) 규모로 2008년 금융위기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엔화로 환산하면 약 546조 엔으로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1.2배 규모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해 대규모 달러화 자금을 저금리로 시중에 풀면서 세계 각국의 기업들은 기축통화로 사용이 편리한 달러화를 사업자금으로 적극 조달해왔다.

신흥국의 경우, 기업들의 달러화 표시 부채는 2017년말 기준 2조835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로 투자자와 은행들이 성장 기대치가 높은 신흥국에 달러자금을 적극적으로 대출해줬기 때문이다.

신문은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되면 이 대규모 달러 표시 부채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했을 때보다 상환시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자국 통화로 지불해야할 금액이 그만큼 증가해 재정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달러화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2016년 12월 최고치에서 약 13% 이상 하락한 추세다. 이는 신흥국 기업들이 달러화 차입 확대를 늘린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연준이 올해 금리인상 행보로 움직이는 가운데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연준의 수장으로 취임한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물가상승률 가속화 조짐에도 흔들림 없이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첫 번째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시장의 관심사는 연준이 지난해 12월 시점에서 예상한 올해 ‘세 차례 금리인상’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견조한 경제성장과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재정부양책을 배경으로 금리인상 횟수를 네 차례까지 늘리느냐 여부다.

미 노동부가 지난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1% 상승했고, 1월 근원 소비자물가도 전년 대비 1.8% 상승해 시장의 예상치를 모두 웃돌았다.

물가상승률의 움직임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과 재정 지출 확대도 연준이 주목하는 변수다.

약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감세안은 다소 규모도 늘어나고 시기도 앞당겨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공화·민주 양당의 상원 지도부가 향후 2년간 연방정부 지출 상한선을 3000억 달러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임금과 물가가 더욱 빠른 속도로 상승하게 되면 파월 의장은 올해와 내년에 더욱 어려운 정책 결정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의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미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면 달러 표시 부채의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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