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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잃어버린 20년 탈출’ 선언한 일본 경제

입력 2018-03-12 15:12 | 신문게재 2018-03-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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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의 고질병으로 ‘잃어버린 20년’을 가져왔던 디플레이션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 “디플레이션이 없어졌다”며 “기업수익은 사상 최대이고, 노동시장은 완전고용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금융·통화정책 최고 결정권자가 직접 디플레 탈출을 선언한 것이다.

일본 경제의 기상도는 완연한 봄날이다. 지난 해 4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4%를 기록하며 8분기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10대 기업의 2017회계연도 매출은 123조1020억엔, 당기순이익은 7조1700억엔으로 전년 대비 2.1%와 25.5% 늘어났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2년 연속 사상 최대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달 대비 1.4% 오르며 13개월 연속 상승했고, 실업률도 1월 2.4%로 1993년 4월(2.3%)이후 25년 만의 최저치다.

일본 경제를 부활시킨 첫 번째 원동력은 과감한 양적완화와 재정지출 확대, 그리고 구조개혁 등으로 요약되는 ‘아베노믹스’다. 여기에 새로운 미래산업 발굴에 주력한 기업의 혁신노력과 정부의 과감한 규제 철폐 및 법인세 인하 등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년 전만 해도 기업인과 학자들 중에는 “일본 경제는 한 물 갔다”며 다시 살아나기 어려울 것으로 점친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앞에서 끌고, 기업은 뒤에서 밀며 가라앉은 경제를 회생시켰다. 지금 한국은 최악의 청년실업이 보여주듯 고용대란 상태이고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도 갈수록 쇠락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급속한 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법인세율 인상 등 반(反)기업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기업들의 활력이 바닥까지 추락했다. 거꾸로 가는 정책에 한국 경제의 미래가 암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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