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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금융규제 샌드박스, 극명하게 엇갈린 성적표

까따로운 규제의 인터넷은행보다 규제샌드박스 선호

입력 2019-02-10 16:48 | 신문게재 2019-02-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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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위원회)

 

 

제3 인터넷은행과 금융규제 샌드박스 흥행 성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인가 설명회 참석 기업 수는 55곳이다. 지난 2015년 7월 첫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자 모집 설명회 당시 90곳 이상이 몰렸다. 반면 지난달 31일 금융규제 샌드박스 신청에는 예상보다 많은 기업이 몰려 우선심사 후보군을 늘리기까지 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9월 규제혁신 1호로 인터넷전문은행을 꼽으며 인터넷은행특례법을 통과시켰다. 막상 길을 열어주자 네이버를 포함한 주요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히면서 흥행 참패의 쓴 맛을 보았다.

지난달 23일 금융당국이 개최한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는 정보통신업계보다 금융권의 발길이 더 몰리면서 특례법을 통과시킨 게 무색해졌다.

이날 설명회에 참여한 55곳 중 21곳이 금융권이었으며, 정보통신업계 참여는 다우기술과 인터파크 정도에 그쳤다. 인터파크는 단순히 업계 동향 파악을 위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행참패 요인으로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점과 모호한 수익성, 은행에게 적용되는 빡빡한 규제가 거론된다.

먼저 출범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어느 정도 자리잡은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9일 고객 800만명을 돌파했고 케이뱅크도 지난해 3분기 기준 80만명을 넘어섰다. 인터넷은행만의 특화된 사업모델이 없어 수익성이 모호하다는 점도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다. 더불어 대주주가 되려면 금융·공정거래·조세범칙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을 5년 내 받지 않아야 한다는 규제도 정보통신기업들에게 부담이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금융규제 샌드박스에는 신청자가 몰렸다. 지금까지 총 88곳의 기업이 105개의 서비스를 신청했다. 73곳이 핀테크 기업, 15곳이 대형 금융회사나 금융 유관기관이다. 금융당국은 10여 곳으로 우선심사 후보군을 좁히고, 5곳 내외로 최종 대상 기업을 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신청자가 몰리면서 40여 곳을 우선심사 후보로 선정하기로 했다. 우선심사 후보군을 기존보다 4배 늘린 것이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에 한해 규제를 면제해주거나 유예해 주는 제도다. 금융위로부터 혁신서비스로 지정받으면 인허가·등록·신고 등 금융관련법령 규제에 특례가 인정돼 규제에 묶여 불가능하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장경운 핀테크지원실장은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신청 기업이 기대 이상으로 몰린 이유에 대해 “인터넷은행은 투자규모도 크고 영업범위도 넓은 반면 혁신사업자는 규모 제한이 보다 적어 더 다양한 기업이 신청한 것으로 본다”면서 “시장의 수요가 많은 만큼 가급적 혁신서비스 업체 수를 더 늘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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