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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콘강 건넌 바른미래당, 정계개편 도화선 될까

몸싸움·욕설·고발전까지 분당 불가피한 바른미래당…당권파는 평화당과의 통합·퇴진파는 보수통합 합류 복안
하지만 당권 없이는 당권파 평화당 흡수·퇴진파 한국당과 당 대 당 통합 통한 공천 보장 어려워

입력 2019-07-23 16:46 | 신문게재 2019-07-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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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막아선 권성주 혁신위원<YONHAP NO-1717>
바른미래당 당 혁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왼쪽) 등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는 손학규 대표(오른쪽)를 막아서며 대화를 요구하는 모습. 가운데는 이준석 최고위원. (연합)

 

바른미래당이 계파갈등 격화로 몸싸움과 욕설은 물론 23일 고발전 조짐까지 보이며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모습이다. 사실상 분당이 불가피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야권 정계개편이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미래당은 반복되는 정체성 혼란과 계파갈등을 종식시키고자 최후의 수단으로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손학규 대표 거취를 두고 당권파와 퇴진파로 나뉘어 대립이 첨예해진 탓에 계파갈등 자정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계파별로 추천한 위원들로 구성된 혁신위는 계파 대리전 양상을 보였고 결국 주대환 위원장을 위시한 당권파 추천 위원들이 사퇴했다. 퇴진파 추천 위원들만 남은 반쪽 혁신위는 당권파에 맞서는 선봉대가 돼 22일 물리적 충돌까지 일어났다.

이후 당권파와 퇴진파는 혁신위를 대상과 매개로 삼아 비난과 폭로를 쏟아내고, 당권파가 혁신위 고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고발전으로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당 화합 최후의 수단인 혁신위마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결국 분당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의원은 “당권파는 손 대표가 지지율 10%에 거취를 건 약속에 대해 내홍이 지속됐다는 이유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갈등 요인이 이어진다는 것”이라며 “지금까지만 해도 몸싸움과 욕설까지 주고받는 지경이라 사실상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자회견하는 유성엽<YONHAP NO-2473>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제3지대 정당 창당 준비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출범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

 

‘각자도생’에 따른 앞길은 정해져 있다는 관측이 많다. 당권파와 호남계 의원들은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에, 퇴진파는 보수통합에 합류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평화당은 바른미래당 못지않은 내홍을 겪으며 이른바 ‘3지대론’을 내세우고 있다. 반당권파는 유성엽 원내대표와 박지원 의원을 주축으로 3지대 신당 창당을 목표로 하는 대안정치연대를 구성했다.

보수통합도 군불이 지펴지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보수인사들 다수가 22일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를 비롯한 현역 의원들은 물론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도 이 의원에게 입당 제안을 공개적으로 내놨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에 몸담을 당시 보수 색채가 강한 주장과 손 대표를 향한 비판을 쏟아내다 징계를 받고 탈당했다. 

황교안-이언주 '무슨대화?'<YONHAP NO-3308>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가 2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리셉션에 참석해 이 의원과 대화하는 모습. (연합)

 

그러나 이처럼 각 계파의 ‘앞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당은 여전히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 측 모두 80억원에 달하는 당 자산과 사무처 조직을 포기하고 나갈 수 없어서다.

이는 양 계파의 목적과 관련이 있다. 당권파는 평화당을 흡수해 3당 입지를 굳히려 하고, 퇴진파는 당권을 되찾아 보수통합 흐름에 따라 한국당과의 당 대 당 통합에 나서 차기 총선 공천을 보장받으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른미래당을 쥐고 있어야만 가능한 사안들이다.

당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아무리 반목이 심해도 양 계파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당권을 취해야만 하는 만큼 쉽게 분당이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퇴진파가 정말 한국당으로 가는 게 목적이라면, 다가오는 총선 공천 경쟁을 생각하면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급한 쪽이 먼저 이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호 기자 ukno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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