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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영화와 예능의 변주를 아는 남자, 유해진의 '봉오동 전투'

[人더컬처] 개봉 2주차 손익분기점 450만 육박, 극 중 대도 휘두르는 독립군 황해철 역의 유해진
전작 ‘말모이’ 이후 일제시대 배경의 영화 고사했지만 통쾌함과 후련함 살린 영화에 매료돼 촬영돌입
류준열, 조우진 등 대세배우들과의 호흡 즐기며 촬영, 예능 출연은 운명에 맡기며 즐길 예정

입력 2019-08-20 07:00 | 신문게재 2019-08-2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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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봉오동 전투’의 유해진.(사진제공=쇼박스)

 

영화 ‘봉오동 전투’의 흥행세가 심상치 않다. 19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450만명, 개봉 2주차에 이미 340만명을 넘어섰다. 1920년 독립군이 일본군을 대패시킨 역사적 전투를 소재로 교과서에 실린 영웅 홍범도 장군 대신 민초들의 투쟁을 담은 영화다. 

 

단순히 요즘 사회적으로 팽배한 반일감정과 맞물린 흥행세라고 하기엔 배우들의 매력이 차고 넘친다. 정식으로 훈련 받은 군인이 아닌 이들은 대도를 휘두르는 황해철(유해진), 발 빠른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류준열) 그리고 황해철의 오른팔인 백발백중 저격수 마병구(조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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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달리기와 산타기등을 즐기는 그는 이 영화에서 “체력소진이 정말 심했다. 고생을 많이 했지만 그만큼 치열했던 당시의 생존 액션이 살아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쇼박스)

이 외에도 팔도각지에서 모인 독립군들의 모습이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며 가슴 먹먹하게 극장문을 나서게 만든다.   

 

유해진은 “전작 ‘말모이’를 끝내고 바로 합류했다. 배우 입장에서는 양심의 문제지만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겹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지만 그걸 넘어설 만큼 좋은 캐릭터였다는 의미다. 


“아주 선량한, 희생하면서 큰일을 치러냈던 그런 분들의 이야기잖아요. 비록 연기라도 어떻게 흠이 가지 않고 진정성 있게 그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죠.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지만 대한독립까지의 과정을 끌어 온 독립군 중의 한명을 연기하는 게 좋았어요. 우리의 암울했던 시절을 다루지만 후련함과 통쾌함도 있고요. 전투신도 되도록 기교를 부리지 않았어요. 살아남기 위한 액션이 담겨있습니다.” 

 

‘봉오동 전투’를 끝내고 관계자들은 조심히 1000만 영화를 점쳤다. 

 

최근 국가적으로 불고 있는 반일감정을 제외하고도 800만명은 가뿐히 넘어설 주제와 완성도를 극찬하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유해진 특유의 생활형 연기가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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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민초들의 투쟁을 현실적으로 그린 ‘봉오동전투’의 한 장면.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독립군들의 희생과 고귀한 정신이 담겨있다. (사진제공=쇼박스)


그의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데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독립군이 있었다는 메시지에 끌렸다”는 말은 연기로 증명된다. 황해철이 가진 묵직함과 웃음을 넘나드는 범주를 정확히 파악한 유해진이 아니었다면 그 재현이 불가능해 보인다. 

 

특히 극중 황해철의 칼 액션은 화려하지 않다. 영화적으로도 생존을 위한 액션을 보여주자는 원신연 감독과 의기투합한 유해진은 화려하진 않지만 ‘한이 담긴 칼 동작’으로 당시의 치열함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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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봉오동 전투’의 유해진.(사진제공=쇼박스)

“역사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 과정에 희생된 이들이 너무 많잖아요. 참 슬픈 이야기죠. 대부분 제주도에서 촬영을 했는데 정말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비바람이 몰아쳤어요. 산 타는 걸 좋아하는데도 매일 체력이 소진될 만큼이요. 그래도 배우들의 호흡이 좋았습니다. 단순히 젊어서가 아니라 좋은 에너지가 넘치는 조우진과 류준열이 아니었다면 힘든 장면들이 많았어요. 도움을 많이 받았죠.”

 

아재개그로 유명한 유해진은 자신의 썰렁함을 받아주는 류준열과 농담을 변주하는 조우진을 극찬하며 남다른 후배자랑을 이어갔다.

 

전체를 보는 눈이 있다는 류준열에 대해서는 “내 나이 때도 지금의 감을 유지할지 보겠다”는 말로, 중심을 잘 잡는 조우진에게는 “현장에 특화된 친구다. 조화를 잘 이루더라”며 당사자에게 직접 전하지 못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삼시세끼’ ‘스페인 하숙’에 출연하며 빛을 발한 예능감에 대해서도 나름의 고민을 털어놨다.


“영화와 예능의 접근방식은 전혀 달라요. 닥친 상황마다 제가 해야 할 걸 찾는 편이에요. 어떤 상황에서 나올 법한 재미를 좋아하지만 예능에서 하는 식으로 영화 현장에 임하면 분위기가 안 좋아짐을 느낍니다. 차기작으로는 ‘승리호’를 찍으며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어요. 우주공간이 배경인데 어떻게 나올지 저도 정말 궁금해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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