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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자본시장… 증시 부진 속 환매 요청 잇따를듯

라임자산운용, 14일까지 8466억원 환매 중단
최대 1억3천억원대…소비자 신뢰훼손 ‘직격탄’
코스닥벤처펀드도 자금유입 감소 ‘증시 악영향’

입력 2019-10-14 16:27 | 신문게재 2019-10-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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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본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금융당국의 부실 감독, 소비자 보호를 외면한 업계의 도덕 불감증에다, 고수익을 노린 고객의 묻지마 투자도 한몫했다.특히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원금 손실과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에만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다양한 금융상품이 속속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 활성화와 규제강화라는 상충하는 난제를 풀어야 할 과제를 떠안았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는 14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날까지 누적 8466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10일 사모채권과 메자닌에 투자하는 펀드 55개의 환매를 중단했는데, 6030억원 규모다. 또 이날 2차로 2436억원 규모 무역금융 자펀드 38개의 환매도 추가로 중단됐다.

여기에 만기 시 상환금 일부가 지급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펀드는 56개이며 잔여 금액은 4897억원이다. 원 대표는 “메자닌 중 코스닥벤처펀드 1770억원 규모는 만기 상황에 따라 환매 연기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며 “환매 연기 금액 범위는 1조1539억원에서 1조3363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환매 연기 사태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객 피해 최소화를 가장 큰 목표로 합리적인 가격 범위에서 자산을 최대한 신속히 회수하도록 노력하고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은 이달 초 사모 채권펀드 3개에서 약 274억원 규모의 상환금 지급을 연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 위축이 불가피하게 됐다. 더욱이 중소·벤처 활성화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코스닥벤처펀드의 투자금 유입이 감소하면서 설정액 5000억원대가 무너졌다. 또 코스닥벤처펀드와 같이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한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환매를 연기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에 따르면 코스닥벤처펀드 12개의 현재 설정액은 4980억원이다. 1개월 새 63억원이 빠져나갔고, 6개월 전보다 1260억원이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212억원 빠졌다. 증시 부진 탓에 수익률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코스닥벤처펀드의 6개월 누적 수익률은 -13.44%다. 1년 수익률 역시 -8.8%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정부가 지난해 4월 중소·창업기업 지원 활성화 차원에서 도입한 것으로 자산운용사는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코스닥 상장사와 벤처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코스닥벤처펀드는 펀드 자산의 15% 이상을 CB·BW 등을 포함한 벤처기업의 신규 발행주식에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했다. 투자자들이 코스닥펀드에 몰리면서 한때 두 자리 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자금이 몰린 코스닥 상장사들의 CB 및 BW 발행이 자연스레 늘어났다. 메자닌(CB·BW) 발행 만기는 대부분 3년 안팎이지만, 1년~1년6개월 이후 조기 상환을 받을 수 있다거나 주식으로 미리 전환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4월 안팎으로 메자닌을 발행한 상장사들은 이 같은 옵션 행사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 상황이 나쁘고 시장 관련 부정적인 이슈가 커질 경우 CB 및 BW 조기상환 청구 가능성이 커지는 게 일반적”이라며 “문제는 이같은 옵션 행사가 상장사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만기보다 이르게 상환청구가 들어오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주식전환 옵션이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했다.

홍예신·이은혜 기자 yea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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