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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리뷰+상징] 내 안의 ‘메리 제인’ ‘여신님’ ‘조지아 맥브라이드’ 그리고 ‘스토리’를 찾아서

이봉련·임강희, 예수정·홍윤희·우현주, 정재은·이지하 등 연극 '메리제인', 박은석·이상이·강영석, 백석광·성지루, 송광일·신창주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성두섭·서경수·조성윤, 최연우·이지숙·한보라 등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
이석준·정동화·이창용·정원영, 고영빈·김다현·조성윤·강필석·송원근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입력 2019-12-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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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연극 ‘메리제인’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여신님이 보고계셔’(사진제공=극단 맨씨어터, 쇼노트, 오디컴퍼니, 연우무대)

 

누구에게나 있지만 아무나 찾지는 못하는 내 안의 ‘무언가’가 있다. 그 무언가는 전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 ‘오롯이 나로 서기’ ‘나 자신 사랑하기’ 등을 가능하게 하는 씨앗이자 ‘나를 움직이고 살아가게 하는 힘’의 상징이다.

꽤 오래 전부터 그 ‘무언가’를 찾는 데 집중했던 무대 작품들 중 최근 눈에 띄는 것이 연극 ‘메리 제인’(2020년 1월 19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2020년 2월 18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2020년 3월 1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그리고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2020년 2월 28일까지 백암아트홀)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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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메리제인’(사진제공=극단 맨씨어터)
고단한 일상을 담담하게 받아들임 ‘메리 제인’

연극 ‘메리 제인’ 속 메리 제인(이봉련·임강희, 이하 관람배우·시즌합류·가나다 순)의 일상은 고단함의 연속이다. 중증 장애를 가진 두 살 반짜리 아들 알렉스는 매일 숨이 넘어가거나 토하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숨 쉬기조차 버거운 현실을 메리 제인은 온전히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고 견뎌낸다. 절친이자 아들의 가정간호사인 세리(정재은·이지하)도, 친절한 아파트 관리인 루디(홍윤희·예수정·우현주)도 ‘그러다 지쳐버릴거야’라고 우려를 표하지만 그녀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웃음을 그리고 단단함을 잃지 않는다.

그 무기는 억척도, 희생도 아닌 담담한 ‘받아들임’ 그리고 그를 둘러싼 여자들의 연대다. 그렇게 버거운 일상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힘, 부제 ‘여자, 그 일상의 영웅’이 되게 하는 ‘즐겁고 명랑한(Merry) 제인’은 그렇게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이제야 사랑하게 된 내 안의 나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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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사진제공=쇼노트)

 

“내 안의 조지아 맥브라이드가 좋아지기 시작했어!”

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의 드래그 퀸(Drag Queen, 예술이나 오락, 유희를 목적으로 여장을 한 남자)인 케이시(박은석·이상이·강영석)는 아내 조(유주혜·박희정)에게 스스로를 사랑하기 시작했음을 인정하고 고백한다.

 

드래그 퀸으로 무대에 오르기 전 앨비스 프레슬리 임퍼스네이터(유명인이나 스타를 흉내내는 예능인)였지만 통장잔고는 늘 마이너스 상태이며 밀린 월세 탓에 거리로 나앉게 생겼고 아내는 임신했다. 이래저래 걱정이 많은 조와 달리 마냥 잘 될 거라 희희낙락하는 케이시는 설상가상 실직 위기에 처한다. 망해가는 바 클레오를 살려보겠다는 주인 에디(김승용)가 드래그 퀸 쇼를 기획한 것.

여러 과정을 거쳐 어머니의 고향과 첫 키스 상대의 이름을 조합한 ‘조지아 맥브라이드’라는 드래그 퀸으로 무대에 오르게 된 케이시는 부끄러웠고 들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멘토 트레이시(백석광·성지루), 늘 만취상태지만 자기애로 뭉친 렉시(송광일·신창주) 등과의 연대로 또 다른 나 조지아 맥브라이드를 받아들임으로서 케이시는 온전한 ‘행복’을 꿈꿀 수 있게 된다.


살아갈 힘이 되는 존재 ‘여신님이 보고 계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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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사진제공=연우무대)

 

누군가에게는 딸이고, 다른 이에게는 어머니이며 애틋한 첫사랑, 헤어진 가족, 여동생이기도 하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에서 ‘여신님’은 죽음 앞에서도 살아남고자하는 힘이자 희망의 상징이다.

한국전쟁 당시 포로를 이송하다 폭동과 기상악화로 무인도에 고립된 6명의 남북한 병사들. 배를 수리할 수 있는 이는 전쟁에서 친구를 잃고 정신을 놓아버린 북한 소년병 류순호(정휘·박준휘·정욱진·진호) 뿐이다.

그가 배를 고치도록하기 위해 남한군 대위 한영범(성두섭·서경수·조성윤)이 만들어낸 여신님(최연우·이지숙·한보라)은 신석구(강기둥·강기헌·안지환), 조동현(조풍래·김대웅), 변주화(손유동·진태화)는 물론 냉혈한인 북한 상위 이창섭(홍우진·윤석원·차용학)까지도 연대하게 한다. 야만적으로 생존 본능을 표출하며 서로를 제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이들은 저마다의 ‘여신님’을 이해하며 공생을 실현한다.


“네 이야길 써!”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공연사진_김다현, 정동화(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사진제공=오디컴퍼니)

 

그 이야기는 서글프고 아프다. 어려서부터 친구였던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 위버(김다현·조성윤·고영빈·강필석·송원근)와 여전히 소년인 채로 고향에 남은 작은 책방 주인 앨빈 켈비(정동화·이석준·이창용·정원영). 한 사람은 죽었고 또 한 사람은 그의 송덕문(Eulogy, 추도연설)을 작성 중이다.

성공을 위해 앞으로만 내달리다 슬럼프에 빠져버린 토마스는 떠나버린 후에야 그 소중함을 깨달은 친구이자 자신 작품의 뮤즈였던 앨빈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엮어간다. 진짜 이야기 같지만 결국 스스로의 죄책감과 열등감이 만들어낸 친구의 모습과 감정들이 부유한다. 

 

“앨빈, 너 왜 그랬니?”라고 오열하는 토마스에 “넌 모르잖아”라고 나무라듯 다독이는 앨빈은 “그게 다야 톰” “네 이야기를 써!”라고 위안을 전한다. 그렇게 누군가가 아닌 오롯이 나, 진짜 내 이야기를 시작할 때서야 비로소 진정한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가 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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