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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일하는 리더' 자청하는 김형렬 센터장이 보는 리서치의 미래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1주일에 한번 정기 리포트 작성
투자자·하우스구성원과 소통 수단…일하는 헤드 자청
“올해 목표 융합리서치 브랜드화…협업통해 작성해야”

입력 2020-03-02 07:00 | 신문게재 2020-03-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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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철준 기자)

  

“왜 리서치센터장이 정기적으로 리포트를 내냐고요? 리포트를 내는 건 스트레스가 있지만 그 스트레스가 주는 순기능도 있더라고요. 투자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고 밑에 있는 애널리스트들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더군요. 리포트는 제게 투자자, 하우스 구성원들과 소통 수단입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항상 리포트 작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매달 써야 하는 리포트 수와 거기에 완성도까지 챙기려면 머리가 지끈거린다며 압박감을 토로한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리포트를 쓰는 리서치센터장도 있다. 직접 리포트를 내거나 애널리스트들과 협업을 해 장문의 기획 리포트를 내는 등 ‘일하는 헤드’를 자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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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철준 기자)

◇조직의 유연함·애널리스트들의 협업이 강점


김 센터장은 1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리포트를 낸다. 센터장으로 할 일이 많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물론 일이 적은 건 아니지만 직원들과, 투자자들과 소통을 위해서라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업계에는 김한진 박사님 등 여러 선배님들이 아직 보고서를 내는 등 열심히 활동하시는데 후배로서 이 정도는 못할 것도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대형 하우스들은 너무 일이 많아 쓰고 싶어도 못쓰는 경우가 있는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우리 하우스는 대형 하우스는 아니지만 조직의 유연성과, 협업을 앞세워 센터를 꾸려가고 있다”며 “테크핀 리포트를 만들 때에도 금융·IT·매크로 등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이 협업을 해 만들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이해하기 쉽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전 산업 아우르는 ‘융합리서치센터’ 지향

리서치센터는 증권사의 꽃이었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리서치센터에 대한 회의론이 번지고 있다. 증권사의 수익구조가 IB(투자은행)나 다른 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리서치센터가 설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가만 있을 수 없었다. 그는 올해 목표를 ‘융합리서치’ 브랜드화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대부분 리서치는 전문 분야를 가지고 있는데 현재의 경제 패러다임은 전문화로 따라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하자면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금융기업이 IT 사업을 시작하는 등 장벽이 사라지고 있는 것처럼 리서치센터도 ‘융합리서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금융 애널리스트도 증권·은행·보험 관련 리포트만 내는 게 아니라 테크핀이나 다른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흔히 플랫폼 경제라고 하지 않나. 마찬가지로 리서치센터도 플랫폼경제사회를 맞이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론 융합리서치를 중심삼고 인력을 충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 공포감… 산업 펀더멘털 큰 흔들림 없어

그의 일에 대한 열정도 궁금했지만,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과 전망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 증시는 물론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미국 유럽 증시까지 코로나 팬데맥(대유행) 우려로 증시가 급락 중이다. 특히 코스피지수는 미중 무역분쟁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9월 1980선 수준으로 다시 내려앉았다. 코로나19의 확산 공포감에 코스피는 지난주 단 닷새 만에 5개월간 상승치를 모두 반납했다.

김 센터장은 코로나19사태는 이전의 메르스나 사스와 비교하기보다 가장 최근 이슈인 미중 무역분쟁과 비교해야 한다고 밝혔다.

감염병보다 우리 경제와 밀접한 G2의 상황을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중 무역분쟁 때 기업들 수출이 쪼그라들면서 이익이 감소했어요. 바로 공급리스크가 실물 경제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었다면 이번 질병 문제는 가계에 가해지는 수요리스크의 문제에요. 지금 우리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고 소비가 위축되고, 고용 상황이나 가계의 소득에 영향을 주고 있잖아요.”

비관하지 말라고도 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때 공급리스크를 2년 정도 견뎌온 내성을 가지고 있고 반대로 보면 현재의 수요부문의 리스크도 견딜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기간의 영향은 분명히 있을 것이지만 산업 펀더멘털 자체가 크게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이슈가 잠잠해지고 난 뒤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경제활동이 일시적으로 위축되던 것들이 추후에 정상화되는 과정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오히려 주식시장이나 기업들의 투자환경은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그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너무 시장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만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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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철준 기자)

◇호흡 길게 가지고 신흥국 증시 주시해야


미국 증시도 코로나19에 급락세를 탔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나스닥 지수 등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지난 24일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고점 대비 10% 이상의 하락을 기록하면서 조정 장세에 들어섰다. 이에 일부 시장 관계자는 미국 증시에 버블 우려와 코로나 공포로 하락장을 전망했지만 그는 미국 증시에 대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증시의 버블 우려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미국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장이 좋았던 것은 결국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또 선진국 채권의 경우 많이 발행했지만 수요가 높아 마이너스 금리로 가는 것도 그런 현상이다. 유동성이 높아서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결국 유동성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자산의 소화능력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공급된 자산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변동성이나 돌발 악재로 일시적으로 자산이 폭락하더라도 그 폭락한 자산은 누군가가 사들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흡을 길게 놓고 본다면 해외 증시들이 많이 올랐으니 앞으로는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건 조금 무리가 있다”며 “허용 가능한 범위에서는 투자가 이뤄져야 된다”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선진국 증시나 투자는 물론 신흥국 증시도 개선될 거라고 봤다. 그는 “신흥국과 선진국의 경제 특성이 아예 다르기 때문에 특성 파악이 먼저이긴 하지만 올해와 앞으로 2, 3년은 신흥국이 좋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올해를 포함해 2, 3년간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 관심을 두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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