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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 안전자산도 내 던진다…채권·금 인기 ‘뚝’

입력 2020-03-15 09:29 | 신문게재 2020-03-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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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_금채권값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주, 유럽 등 전 세계적 유행(팬데믹)으로 번지자 채권·금 등 안전자산 마저 고꾸라졌다. 증시 등 금융시장의 공포심리가 안전자산까지 번진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이 빠졌던 지난 13일 채권 금리는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8.7bp(1bp=0.01%포인트) 오른 연 1.149%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1.570%로 18.3bp 상승했다. 5년물과 1년물은 각각 12.7bp, 5.1bp 올라 연 1.314%, 연 1.073%에 마감했고 20년물은 연 1.576%로 13.8bp 올랐다.

통상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은 주가지수가 하락할 때 가치가 오르지만, 금융시장 전체가 ‘패닉’에 빠지면 가치가 하락한다.

금융위기 때 빛을 발하던 금값도 하락했다. 같은날 KRX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170원(1.85%) 내린 6만2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안전자산 가운데서 달러 가치는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8원 오른 달러당 1219.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장중 달러당 1226.0(19.5원↑)원으로까지 고점을 높였다. 장중 기록으로는 2016년 3월 3일(1227.0원)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다.

세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3일 97.5로 지난 9일(94.9)보다 3% 가까이 올랐다.

이날 코로나19 확산 공포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는 폭락하고 외환시장에도 위험회피 심리가 극도로 커졌다. 코스피는 이날 개장 직후 8% 넘게 폭락해 장중 169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사상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같은 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공포지수도 튀어 올랐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25.98% 뛰어오른 54.19를 가리켰다. 장중 한때는 60.71까지 뛰어올라 2011년 8월 9일(장중 고가 70.33) 이후 8년 7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코스피가 급락할 때 급등하는 특성이 있어 일명 ‘공포지수’라고도 불린다.

교보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로 돌입했다”며 “이번 주에는 달러, 엔 등 소수 안전자산을 제외한 모든 글로벌 자산군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 신동수 연구원은 “주요국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외국인이 대규모로 국채 선물을 매도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정부의 추경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발행 물량 증가에 따른 수급 부담도 겹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은 본래 안전자산이지만,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는 더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정윤 기자 jyoo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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