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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유가]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6월물은

입력 2020-04-21 13:42 | 신문게재 2020-04-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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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값을 기록했다. 원유 생산업체가 원유를 팔 때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사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수요 붕괴’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공급과잉 우려에다가 5월물의 선물만기가 겹치면서 원유 투자자들이 6월물로 롤오버(만기 연장)하려는 심리 탓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6월물 국제유가의 불확실성도 크다는 점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일(미국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7일 종가 18.27달러에서 55.90달러 (-305.96%) 폭락한 값으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선물거래가 시작된 1983년 이후 30여년 만에 첫 마이너스 유가다.

마이너스 유가의 직접적인 원인은 공급과잉이다. KB증권 백영찬 연구원은 “WTI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공급과잉”이라며 “석유수출국기구와 비석유수출국기구의 합동 기구인 ‘OPEC+’의 감산조치가 수요감소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미국의 원유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원유 현물 인수에 대한 극단적인 거부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5월물 WTI의 만기(미국 시간 4월 21일)가 겹치면서 유가 폭락에 속도가 붙었다. 삼성증권 심혜진 연구원은 “만기를 앞둔 선물 투자자는 반대 매매를 실시하거나, 만기에 실물을 인수하거나, 차월물로 상품을 변경하곤 한다”며 “대부분의 원유 선물 투자자는 투기적 거래를 하며 최근 재고가 급증해 보관 및 운송 비용이 상승한 상황이기 때문에 실물 인수 외의 방법을 선택하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차월물로 이동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WTI 급락으로 인해 원유 증산을 두고 팽팽하게 맞섰던 원유 생산국가들의 감산폭 확대가 예상된다. 백영찬 연구원은 “WTI의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생산 중단을 통해 재고를 축소시켜야 한다”며 “미국 셰일업체의 원유감산은 필수적”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감산은 더욱 공고하게 유지될 수 있겠지만, 경재활동 재개 없이 원유재고 감소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따라서 미국과 유럽의 점진적인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투자자들은 5월물에서 6월물로 이동하면서 한숨 돌린듯 하나, 6뭘물 또한 원유재고 소식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이승현 연구원은 “6월물의 하락폭은 18%에 그쳤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OPEC+의 회의가 6월초로 예정돼있어 그 전까지 긴급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낮고, 미국의 자연감산량도 당장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심혜진 연구원은 “5월 중 미국과 유럽 등 주요 도시들의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원유 감산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은 긍정적으로 국제유가는 바닥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석유 수요의 회복 속도는 감산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며, 특히 항공유의 수요 회복은 상당히 더디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유가가 올라도 투자자들은 그만큼의 이익을 얻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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