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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리포트] 車 반도체 공급 부족은 기회요인…“고성능 AP 전환 대비해야”

입력 2021-04-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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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한국자동차연구원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휩쓸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차량용 반도체의 고성능 전환을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러한 산업 변화에 민감히 반응한다면, 새로운 먹을거리를 창출하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원(한자연)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업계 수요 예측 실패와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에 차량 판매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 차량용 반도체 주문량을 대폭 줄였다. 이에 반도체 공급사들은 휴대폰과 가전용 반도체를 우선 생산하고,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후순위로 돌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연 재해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미국 텍사스 한파로 인한 반도체 공장 중단(삼성전자, 인피니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부터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일본 르네사스 공장 화재,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사태로 대만 TSMC 공장의 가동 차질이 일어난 것이다.

수급 차질이 가장 큰 품목은 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마이크로 컨트롤 유닛(MCU)’이다. 보통 MCU 생산 계획부터 입고까지 12~16주 정도 걸리나, TSMC 반도체 주문 폭주에 리드 타임이 26~38주나 길어졌다. 주요 MCU 공급사들은 미세공정 난이도, 비용증가에 생산 외주화(Fab-lite) 전략을 취하는 등, 지난해 기준 전 세계 MCU 생산량의 약 70%는 TSMC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가 도맡고 있다.

올해 1분기 반도체 수급난에 글로벌 자동차 생산 차질 물량은 130만대(IHS마킷)가 예상되며, 올해 글로벌 자동차 매출액은 606억 달러(약 67조9700억원)가 감소할 전망(앨릭스파트너스)이다.

한자연은 MCU 중심으로 차량용 반도체 산업이 제한적인 시장 규모와 저수익, 공급망 편중의 특징을 보이는 것도 이번 공급 부족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했다. 차량용 반도체 최대 공급사인 TSMC의 지난해 4분기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은 전체 3% 수준에 불과하다. 대부분 MCU 생산용 웨이퍼가 8인치(200mm) 사이즈로 제작하면서 생산성과 수익성이 낮다.

더욱이 차량용 반도체의 까다로운 사용 조건에 ‘개발-테스트-양산’까지 10년 안팎이 걸린다. 수익성이 낮지만 높은 수준의 기능까지 요구하면서 NXP(네덜란드), 르네사스(일본), 인피니언(독일), ST마이크로(스위스), 마이크로칩(미국) 등 일부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차량용 반도체 98%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MCU 등 주요 품목의 국내 공급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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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한국자동차연구원

 

한자연은 국내 자동차 산업이 이번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계기로 산업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강자들이 자리 잡은 MCU 중심의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입보다, 새롭게 떠오를 AP(데이터 연산·처리 기능 수행 반도체) 시장을 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MCU 기반의 분산처리형 전자제어장치(ECU)는 차량 1대당 40여개 탑재하고 있지만, 전기차·자율차 전환이 빨라지면 향후 5~6년 내 AP 기반 집중처리형 고성능 제어기(대당 3여개) 채택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가 AP와 같은 범용 통합 칩으로 점진 통합·대체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신규 모빌리티에 확대 적용하면 충분한 수요 확보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청사진이다.

이지형 한자연 연구전략본부 연구원은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미래차 분야 기술 형성 단계로,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속도를 붙이는 중”이라며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와 반도체 업체가 협력해 AI·보안·데이터 등의 영역에서 시장 도전에 나설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차량용 AP는 생명과 직결한 안정성 검증과 오랜 개발 기간, 10년 이상 사용주기의 관리와 업그레이드가 이뤄져야한다”면서 “업체 자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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