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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코스피 상대적 부진, 공급망 병목현상 탓…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

입력 2021-11-0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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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은 8일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의 비동조화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때문”이라며 “내년 하반기까지 코스피의 상대적 부진은 지속되겠으며, 이번 주 코스피가 더 오른다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현금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으나 코스피는 3000선 안착에 번번히 실패하며 전 고점보다 전 저점이 훨씬 가까운 지수대에 머물러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가 상대적 부진을 이어가게 된 시작점은 키맞추기”라며 “지난해 11월~올해 1월 고점까지 코스피는 미국 증시보다 크게 올랐고, 이는 상대적인 매력 약화로 이어지면서 정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의 차별적인 약세 국면은 지난 6월 이후 달러 강세가 시작되면서 더욱 심해졌고, 중국 플랫폼 기업 규제 이슈, 중국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반도체 산업 사이클 업황 불확실성이 가세하면서 더 심해졌다. 그러나 미국 증시와 코스피의 수익률 키맞추기는 지난 9월 마무리됐고, 달러화 급등과 원화의 일방적인 약세도 진정됐지만 글로벌 증시와 코스피의 엇갈리는 흐름은 더 심해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 원인을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은 물류대란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소비부진으로 이어지는데 까지 시간이 걸림에 따라 현재 보여지는 견조한 소비, 실적에 대한 기대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으나 한국을 비롯한 신흥아시아 지역은 글로벌 병목현상 장기화 영향에 취약한 산업구조”라며 “글로벌 밸류체인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 교역 및 대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기민감업종, 정보기술, 자동차 등 공급망 차질과 관련된 업종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9%지만 S&P에서는 28.8%에 불과하다.

미국과 한국 증시는 같은 업종에서도 다른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건강관리 및 정보기술 업종은 두 자리수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반면, 한국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작년 코스피에서 건강관리와 정보기술 업종이 강세를 주도한 데 따른 역전현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상대적 약세가 아닌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점은 올해 펀더멘털 환경 변화가 이들 업종의 주가, 수익률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그 원인으로 국채금리 급등에 따른 성장주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봤다. 이경민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추가 금리인상 시사 등의 영향으로 한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성장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고, 이는 건강관리 업종의 약세와 하락폭 확대로 이어졌다”며 “채권금리 상승의 수혜를 받는 금융업종의 비중이 8.45%로 카카오뱅크를 제외하면 7%에 불과해 소프트웨어(9.3%), 건강관리(7.6%)보다 현저히 낮아 시장을 이끌고 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또, 반도체 업종의 올해 4분기 이후 영업이익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고, IT를 중심으로 한 경기민감주, 성장주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도 뚜렷하다. 이경민 연구원은 “이로 인해 한국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8월 이후 정체국면에서 10월 이후 하락국면으로 전환된 반면, 미국은 상승세를 유지해 코스피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보다 나으려면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 달러 약세 국면 진입, 반도체 이익전망 안정화 국면이 전개돼야 하며 그 시점은 내년 하반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전까지 코스피의 상대적 부진은 지속되겠단 전망이다.

그러나 코스피가 미국 증시와 동조화돼도 약세 국면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으며 오히려 동반 약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현재 미국 증시의 강세는 심리적 영향이 강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핵심은 인플레이션과 금리다.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의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위험자산이 강세 현상을 보인 원인은 인플레이션 안도감 때문”이라며 “하지만, 지난 5일 발표된 고용지표에서 임금 상승률이 다시 한 번 올랐고, 오는 10일 발표를 앞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인플레이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 과열양상을 띠고 있는 선진국 증시가 약세국면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신흥국, 코스피와 동조화 현상이 전개될 수 있다”며 “물론 코스피 주가 수준이 낮아 낙폭이 제한적일 수 있겠으나, 한국의 펀더멘털이 미국보다 취약하고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동안 강세 흐름을 보여왔던 미국, 선진국 증시가 흔들리면 어떤 충격변수, 예상치 못한 악재가 없어도 코스피는 더 크게 밀려날 수 있다”며 “이번 주 코스피 추가 반등이 전개된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현금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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