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Top10] 연극 유명원작, TV스타들, 오픈런 사이에서 선전한 ‘알앤제이’

2021년의 공연예술계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발발했던 2020년에 비해 회복세로 돌아섰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하 KOPIS)에 따르면 2021년 공연계(연극·뮤지컬·클래식·오페라·무용·국악·복합)의 총매출액은 약 3024억원, 코로나19로 그야말로 반토막이 났던 지난해의 1720여억원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철저한 방역과 유동 좌석제 운용, 손해 감수 등 온몸으로 버틴 대한민국의 공연계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셧다운’ 없이 불 켜진 무대를 지켜냈다. 그 무대에서 관객을 만난 2021년 작품들의 장르별 흥행 톱10에 대부분 매출이 몰린 것, 신작 보다는 안정적인 인지도와 흥행력, 완성도를 갖춘 작품들이 주로 공연된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뮤지컬 매출총액은 2300여원으로 공연예술 총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클래식이 330여억원, 연극 약250억원, 무용 67억여원, 오페라 약42억원, 국악 18여억원, 그 외 7억6000만원가량이다. 각 장르별 1위작은 대극장 뮤지컬 ‘위키드’, 대학로 뮤지컬 ‘레드북’, 연극 ‘알앤제이’, 클래식은 오페라 ‘플레더마우스; 박쥐’, 무용은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다.


유명원작 ‘완벽한 타인’ ‘아마데우스’, 이순재의 ‘리어왕’, 김선호의 ‘얼음’, 오픈런 등에도 선전한 ‘알앤제이’
 

연극 ‘알앤제이’(사진제공=쇼노트)

파올로 제노베제 감독의 2016년 동명 영화를 무대에 올린 ‘완벽한 타인’, 유명 극작가 피터 셰퍼 극본을 바탕으로 한 ‘아마데우스’, 이순재가 원캐스팅으로 출연한 ‘리어왕’, 오픈런(폐막일을 정하지 않은)으로 꾸준히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한뼘사이’ ‘옥탑방 고양이’ ‘라면’, ‘1박2일’로 인지도를 쌓은 김선호가 2년만에 무대 복귀작으로 선택한 ‘얼음’, 낯익은 TV스타들이 출연하는 ‘스페셜 라이어’, 모노극 ‘일리아드’ 등.

다양한 이슈거리로 무장한 작품들 사이에서 최고 매출을 기록한 연극은 ‘알앤제이’(R&J)다. 김동연 연출, 기세중·박정복·조은솔(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 강영석·송건희·이해준, 오정택·구준모, 송광일·최호승이 출연한 작품으로 2018년 초연, 2019년 재연에 이은 세 번째 시즌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바탕으로 조 칼라코(Jeo Calarco)가 꾸린 연극으로 보수적인 가톨릭학교의 네 학생이 금서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기하면서 자유, 사랑, 감정 등에 대해 알아가는 여정을 따른다. 

연극 ‘완벽한 타인’(사진제공=쇼노트)

붉은 천과 사면 객석을 활용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기하는 학생들, 그 학생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그들이 발 딛고 선 현실과 무대,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알앤제이’로 깨닫거나 그에 빗대 표현하는 이상향, 그로 인한 희망과 절망 등의 경계를 끊임없이 오가며 모호한 감정과 관계들을 펼쳐낸다.

1위 ‘알앤제이’와 오픈런 작품을 제외한 10위권 내의 ‘리어왕’ ‘얼음’ ‘스페셜 라이어’, 모노극 ‘일리아드’는 낯익은 얼굴들이 출연한 작품들이다. 더불어 10위권 내 작품 중 초연작은 ‘일리아드’ 단 한편이다.

2, 3위는 영화로 먼저 알려진 ‘완벽한 타인’과 ‘아마데우스’다. ‘완벽한 타인’은 유해진·조진웅·이서진·염정아·김지수 등을 주연으로 리메이크된 파올로 제노베제 감독의 영화를 연극화한 작품이다. ‘옷소매 붉은 끝동’ ‘악의 꽃’ 등의 장희진, ‘사랑의 불시착’ 양경원, ‘1박2일’ ‘W’ ‘바람 피면 주근다’ 등의 이시언 등 TV스타들과 유연, 박은석, 정연, 김재범, 박정복, 성두섭 등 탄탄한 무대 배우들이 대거 투입됐다. 

연극 ‘아마데우스’(사진제공=페이지원)

3위 ‘아마데우스’는 ‘에쿠우스’ ‘고곤의 선물’ 등의 피터 셰퍼 작품으로 2018년 김성규·김재욱·조정석, 이충주·지현준·한지상 주연으로 초연된 후 두 번째 시즌이다. 초연의 살리에리 지현준, 모차르트 김성규를 비롯해 김재범·차지연이 젠더프리로 살리에리를, 강영석·박은석·백석광·최재웅이 모차르트를 번갈아 연기했다.

‘리어왕’은 이순재를 비롯해 이연희, 소유진, 오정연 등이, ‘얼음’은 최근 개인사로 논란을 겪은 김선호, 박호산·이철민·정웅인이, ‘스페셜 라이어’는 정겨운·정태우·테이 등이 출연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